5대 은행 평균 금리, 2주 만에 최대 0.2%포인트 내려

최근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 반면, 대출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탓에 쉽게 낮아지지 않아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예금상품 2종의 금리를 0.30%포인트(p) 인하했다. ‘369정기예금(12개월)’과 ‘행복knowhow연금예금(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의 기본금리는 기존 연 2.80%에서 연 2.50%로 낮아졌다.
우리은행도 지난 24일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0%p 내렸다. 6~24개월 상품은 연 2.30%에서 2.00%로, 24~36개월은 연 1.90%에서 1.80%로 조정됐다.
신한은행 역시 이번 주 안으로 예금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다.
전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1년 만기) 최고 금리는 연 2.80~3.10% 수준이다.
이는 불과 2주 전인 이달 8일(2.90~3.30%)과 비교해 하단은 0.10%p, 상단은 0.20%p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상황이 다르다.
최근 정부는 금리 하락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조짐을 보이자,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놨고 지난 19일 발표된 방안에는 금융권에 주택대출 자율관리 강화를 요청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1분기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초과한 금융회사에는 경영진 면담을 통해 원인을 점검하고, 관리계획 이행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 입장에선 대출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려운 구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실시간으로 비교되는 만큼, 소폭 조정만 해도 특정 은행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며 “정부의 대출 관리 압박이 강한 현 시점에서는 적극적인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예금금리는 빠르게 내려가고 대출금리는 유지되면서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46%p로, 전월(1.43%p)보다 0.03%p 더 확대됐다.
이 같은 금리 흐름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매수세가 살아나는 모습이지만, 정작 대출금리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은 여전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정금리 기준 4%대 초중반에서 움직이는 상황에서, 예금이자 수익은 줄고 대출이자는 유지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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