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 세계에 강력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속적인 폭염이 인간의 노화를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폭염이 흡연이나 음주, 운동 부족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간의 건강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야외 노동자의 경우 더 빠른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대 연구진은 2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폭염이 사람의 생물학적 노화를 앞당기고 건강에 손상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만의 성인 2만5000명을 15년간 추적하며 폭염 노출 일수와 생물학적 나이를 비교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혈압, 염증 수치, 장기 기능 등을 기반으로 산출했다. 분석 결과 2년간 폭염에 노출된 일수가 4일 더 많은 사람은 생물학적 나이가 약 9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육체 노동자의 경우 같은 폭염에 노출돼도 평균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노화가 진행됐다.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에어컨이 부족한 지역 거주자가 폭염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속된 폭염이 세포의 회복력을 약화시키고, 세포 속 DNA가 변형되면서 이같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이끈 쿠이 구오(Cui Guo) 교수는 “폭염 노출이 수십 년간 누적되면 건강 영향은 우리가 보고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폭염은 점점 더 자주, 더 오래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 건강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