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를 외치고, 남자가 불임 수술을 받으면 향토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고, 서울 강남에 아파트 당첨권을 주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이제 인구 감소로 한민족이 사라질 걱정을 하니 난감하다. 부부 세 집에 아기가 둘 꼴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성경』 전편에 걸쳐 창조주가 ‘보기에 좋았더라’라는 구절이 여섯 번 등장한다. ‘좋지 않다’는 말을 처음 한 것은 성경 창세기 2장 18절인데,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다’(창세기 2장 18절)고 돼 있다. 그리고 아담과 이브를 만든 다음 한 첫 말씀은 ‘아기 많이 낳아라’(창세기 1장 28절)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기도 낳지 않는다.
딩크족(DINK)이라는 말도 있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부터 먼저 많이 낳아야 한다. 아기 우는 소리를 들어본 지가 언제인가. 아기 없는 노부부로 살면서 젊어 자식 두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 가정을 보지 못했다.
혼인은 신성하며 조심스러운 일이다. 어른들은 “부모님의 회갑연을 치르고, 부모님의 장례를 치렀다”고 말한다. 그런데 “결혼식을 올렸다”고 말한다. 왜 유독 결혼식은 “올렸다”고 말할까. 어디로 올렸다는 말인가. 그만큼 소중하다는 뜻이었을 거다. 지금부터 신혼부부가 30세 전후에 아기 셋을 낳는다 해도 향후 30년 동안 한국은 약소국이 될 것이다.
지금은 이민을 받아들이는 길밖에 없지만, 단일민족도 아니면서 근거 없는 순혈주의 때문에 그것도 어렵다. ‘국민이 적으면 제후는 멸망한다’는 성경(잠언 14장 28절) 말씀처럼 이제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16년 동안 예산 380조원을 썼다던데 그 많던 싱아(돈)는 누가 다 먹었을까. 차라리 그 돈을 산모에게 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인구 문제도 게걸스럽게 먹은 ‘빨대들’ 때문이다.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