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파격적 영입으로 연구개발(R&D) 혁신을 꾀하는 ‘국가특임연구원’ 2호 석학이 탄생한다. 정부는 1호 김명환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에 이어 SK·한화 출신 에너지 전문가와 삼성 출신 국내 양자과학 권위자를 추가로 발탁해 출연연 R&D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2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달 1일 최선(사진 왼쪽) 한화임팩트 기술자문과 김재완 고등과학원(KIAS) 석좌교수를 국가특임연구원으로 임용하고 각각 한국화학연구원 기후위기 대응 이산화탄소 자원화 전략연구단장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연결 확장형 슈퍼양자컴퓨팅 전략연구단장으로 선임한다.
국가특임연구원은 출연연이 기존 공공기관 규제에서 벗어나 파격적 조건으로 대기업이나 해외 출신 민간 전문가를 데려올 수 있는 제도다. 출연연 인건비와 채용 규정으로는 이 같은 영입이 불가능하다는 정부 판단에 도입됐다. 국가특임연구원은 출연연 연봉체계와 무관하게 보수를 지급받고 정년을 적용받지 않으며 비공모 특별채용으로 뽑힐 수 있다. 올해 3월 김 전 사장이 처음으로 임용된 지 6개월 만에 3명으로 늘었다.
최 자문은 국내 에너지 업계에서 40년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1984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해 촉매공정연구소장을 거쳐 2013년 한화토탈에너지스로 이직해 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화학공학 석사, 미국 썬더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김 교수는 텍사스초전도센터와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KAIST 교수와 KIAS 부원장을 거친 양자 전문가다. 국가 양자 정책 컨트롤타워인 양자전략위원회 위원과 연세대 양자정보기술연구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거쳐 휴스턴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은 출연연에서 각각 1000억, 750억 원 규모로 탄소 포집·활용(CCU)과 양자컴퓨터 기술을 고도화하는 ‘글로벌톱전략연구단’ 연구를 이끌 예정이다. 화학연 차세대 이차전지 전략연구단장을 맡은 김 전 사장까지 세 차례 국가특임연구원 임용 모두 글로벌톱전략연구단장 영입에 우선 활용되며 관련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모양새다. 글로벌톱전략연구단은 출연연들이 모여 기존 파편화한 소형 연구 대신 대형 연구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최근 국가특임연구원 확대와 함께 출연연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연구 비효율 주범으로 지목받은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를 결정하고 올해보다 19.3% 증액한 내년도 R&D 예산안을 확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이 공동 위원장을 맡아 과학기술인재 유출 방지와 유치 대책을 마련하는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다음달 ‘R&D 생태계 혁신방안’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