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절실한 소뱅·오픈AI…孫 "삼성과 잠재적 협력 논의"

2025-02-04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굳건한 동맹을 맺은 소프트뱅크·오픈AI가 삼성전자를 연합 전선으로 끌어들인 것은 삼성이 보유한 독자적인 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컴퓨팅은 기존 컴퓨팅과 달리 대규모 연산이 동반돼야 해 최첨단 반도체가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이들이 원하는 고성능 반도체 제품군은 물론 위탁 생산(파운드리)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고 있어 최적의 협력 조건을 갖춘 것이다. 아울러 오픈AI는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생성형 AI 전용 단말기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GPT라는 걸출한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이를 기반으로 한 ‘챗GPT’, 이미지 생성 서비스 ‘달리’, 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 등을 보유하며 글로벌 최대 생성형 AI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대규모 자금과 반도체 설계 자회사 암(ARM)이 갖고 있는 압도적인 반도체 설계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할 마지막 퍼즐인 반도체 기술은 공백으로 남아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일본을 방문해 “반도체 개발에 오픈AI가 직접 참여한다”며 “데이터센터에 자사 설계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개발과 생산이라는 빈칸을 채우기 위해 반도체 위탁 생산부터 메모리, 반도체 설계 등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끌어들인 것이다.

메모리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의 메모리 기술이 필수적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구축될 AI 데이터센터에서 핵심은 두뇌 역할을 하는 AI 가속기다. 특히 이 중에서도 고속 연산을 뒷받침할 AI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공급 병목을 겪을 정도로 수요가 높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등과 함께 HBM을 양산할 수 있는 손꼽히는 기업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의 세계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를 SK하이닉스에 넘겨주면서 2위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 등 주요 AI 가속기 업체에 HBM을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의 자체 AI 가속기 설계를 담당하는 브로드컴·마벨 등과도 HBM 공급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의 반도체 파운드리 노하우도 오픈AI·소프트뱅크로서는 매력적인 지점이다. 고성능 AI 가속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첨단 공정 기술을 보유한 파운드리의 뒷받침이 필수적인데 삼성전자는 TSMC와 함께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기술을 가진 유일한 회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첨단 공정에서 압도적인 기술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애플과 같은 고객사로의 공급도 원활하지 않고 가격도 비싸다”며 “수많은 첨단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에서 TSMC의 단독 공급은 스타게이트 책임자들로서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나 공급 안정성 면에서 삼성은 대단히 매력적인 존재”라고 설명했다.

올트먼 CEO가 방일 과정에서 야심차게 발표한 ‘AI 전용 단말기’ 개발 선언은 삼성전자와 오픈AI 양사의 협력이 가시화할 수 있는 또 다른 지점이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함께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이며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를 통해 최첨단 디바이스를 구동하는 모바일 칩 설계 경험을 축적해 왔다.

게다가 갤럭시S 24를 기점으로 AI 스마트폰 열풍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 외에 냉장고·세탁기 등 핵심 가전 제품에 AI 기능을 적용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디바이스를 생산하는 제조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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