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딥시크 날고 기어도…손정의, AI 최종병기 쥐었다

2025-02-03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지난달 20일 내놓은 AI 모델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딥시크 측은 미국 오픈AI가 GPT-4를 개발하는 데 사용했던 비용의 18분의 1만 쓰고도 비슷한 성능의 추론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우주 개발 시기 소련에 초반 주도권을 내줬던 ‘스푸트니크 쇼크’를 다시 떠올렸을 만큼 큰 충격에 휩싸였다.

딥시크 AI 모델을 둘러싼 추가 검증이 남았지만 미국으로선 자국의 AI 패권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더 큰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AI 전쟁에서 이름 모를 중국 업체에 일격을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미국 빅테크 역시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더 효율적이고 전력은 덜 먹는 방식의 AI 모델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조짐이다.

‘이 기업’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다. ‘저전력 반도체 설계 최강자’ Arm 얘기다.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기업인 Arm의 설계 밑그림이 스마트폰을 넘어 서버·온디바이스 AI까지 확장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리고 있기 때문.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도전자는 계속 나타나겠지만, 다른 어떤 칩을 쓰더라도 Arm의 설계 밑그림을 쓰지 않기란 어렵다.

목차

1. 반도체 있는 곳엔 Arm이 있다

2. 손정의 회장의 ‘AI 최종병기’

3. 마침내 ‘반도체 전쟁’ 뛰어든 Arm

4. 스마트폰 넘어 PC·서버·자동차·로봇으로

5.“엔비디아 포기하더라도 Arm 사겠다”

반도체 있는 곳엔 Arm이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들은 모두 Arm의 파트너입니다.”

크리스 버기 Arm 클라이언트 사업 총괄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8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중앙일보·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 어느 때보다 Arm이 보유한 저전력 기술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원맨쇼’ 같았던 CES 2025에서도 Arm은 조용히 웃었다. 엔비디아가 올해 출시할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DIGIT)’도,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브 토르’도 모두 Arm의 밑그림을 가져다 쓴다.

1990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설립된 Arm은 반도체의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저전력 설계에 특화된 업체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99%가 Arm의 설계 밑그림을 쓰고,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의 94%는 Arm의 IP를 최신 차량에 활용했다. 반도체가 있는 곳엔 Arm이 있는 셈.

이제까지 Arm은 ‘반도체 업계의 스위스’였다. Arm은 반도체 설계도를 제공만 할 뿐 직접 칩을 만들지는 않아 고객들과 경쟁하지 않았기 때문. 반도체를 건물에 비유하면, Arm은 설계도의 밑그림을 전문적으로 대신 그려주는 곳이다. 애플·엔비디아·퀄컴·미디어텍·삼성전자 등 x86 진영(인텔·AMD)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Arm의 설계 밑그림을 바탕으로 칩 설계를 완성한다. Arm은 그 대가로 IP 사용료(로열티)를 받는다.

그런데 그 Arm이 중립지대를 벗어나 링에 오를 채비 중이다. 여차하면 반도체 전쟁에 직접 뛰어들 태세다. 스마트폰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서버, PC, 자율주행 시장까지 넘본다. Arm의 새로운 행보는 Arm을 손에 쥐고 있는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의 야망과 맞닿아 있다

손정의 회장의 ‘AI 최종병기’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