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사전 허가 후 보도’ 지침에 동의한 언론사들로 신규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꾸렸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대부분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인 온라인 매체여서 국방부 입맛대로 물갈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X(엑스ㆍ옛 트위터)를 통해 “차세대 국방부 기자단을 발표하겠다”며 “우리는 60명 이상의 기자들이 국방부의 미디어 접근 정책에 서명하고 새로운 국방부 기자단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수십여 명의 기존 국방부 출입기자가 새 출입규정에 반발하며 지난 15일 출입증을 반납하고 기자실에서 퇴거한 지 일주일만이다. 국방부가 기밀 또는 통제된 정보를 승인 없이 보도하면 출입증을 박탈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한 기자만 국방부 출입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사실상 당국에 승인받은 내용만 기사화할 수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어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퇴거한 기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 운반선이라고 특정한 남미 지역 해상 선박에 대한 공습을 포함해 미군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왔다.

파넬은 신규 기자단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게이트웨이 펀딧, 린델TV, 터닝포인트 USA 산하 프론트라인스 등 다수의 우익 친트럼프 온라인 매체들이 X를 통해 자신들이 국방부의 새로운 출입규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파넬은 이들을 “다양한 분야의 신규 언론 매체이자 독립 언론”이라고 소개하면서 “주류 언론의 거짓말을 피하고 진짜 뉴스를 미국 국민에게 직접 전달하는 공식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들의 영향력과 도달 범위는 국방부에서 스스로 퇴거한 독선적인 언론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균형 잡혀있다”고 강조했다.
신규 기자단 60여명 중 26명은 기존 기자단 소속이라고 파넬은 덧붙였다. 여기에는 강경 보수 성향의 원아메리카뉴스 등이 포함됐다. 다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10년 동안 진행자로 활동했던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물론이고, 뉴스맥스 등 다른 보수 매체들도 여전히 서약서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신규 기자단 절반 이상이 처음 국방부를 출입하는 매체들로 꾸려진 셈이다. 국방부 기자단은 통상적으로 100명 수준을 유지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새로 합류한 매체들은 규모가 작고 덜 알려진 군소 매체들”이라며 “그들 중 일부는 음모론을 퍼뜨린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신규 기자단에 포함된 린델TV가 대표적이다. 린델TV의 최고경영자 마이크 린델은 이날 X에서 “우리는 주류 언론의 거짓말과 검열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졌고, 이제 우리는 그 사명을 펜타곤까지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 침구업체 마이 필로우 창업자인 린델은 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 사용된 전자투표기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해 온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