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부적절한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기자의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당신 엄마가 그랬다’는 말을 던진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X(엑스·구 트위터)에 언론인과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설전을 벌였다. 공개된 메시지 속 기자는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부다페스트에서 회담하기로 결정한 배경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레빗 대변인은 “당신 엄마가 그랬다(Your mom did)”고 답했다.
‘당신 엄마’라는 표현은 미국에서 상대를 조롱하거나 도발할 때 쓰이는 비속어로, 공직자의 공식 답변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문자를 보낸 이는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의 백악관 출입기자 S.V. 데이트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부다페스트 회담을 추진했다고 보도된 직후, 레빗 대변인에게 "대통령은 부다페스트의 중요성을 알고 있나? 1994년에 러시아는 소련 붕괴 당시 승계한 핵무기를 포기하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부다페스트에서 약속했다. 우크라이나가 그 장소에 반대할 수 있는 이유를 모르는 건가? 누가 부다페스트를 제안했나?"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레빗 대변인은 “당신 엄마가 그랬다”고 답한 뒤, 추가 메시지에서 “당신이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웃긴다”며 “당신은 누구에게도 진지하게 여겨지지 않는 극좌 글쟁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30년 경력의 데이트 기자는 이 대화를 기사로 보도했고, 백악관 대변인의 언행은 즉각 논란이 됐다. 레빗 대변인은 같은 날 엑스에 “데이트는 사실에 관심이 없는 좌파 글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수년간 공격해 왔고, 내 휴대전화를 끊임없이 폭격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지난 1월, 27세의 나이로 백악관 대변인에 임명됐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며,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강경한 발언으로 주목받아왔다.
이번 사건을 두고 현지 언론은 “공직자의 언행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좌파 언론의 정치적 공격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옹호가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