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에 한살 늦둥이 아들…알 파치노 "나이 든다는 건 이상한 일"

2024-10-07

올해 84세인 배우 알 파치노가 뉴욕타임스(NYT) 5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데뷔 56주년을 맞은 그는 8일, 자서전 『소니 보이(Sonny Boy)』를 펴낸다. 살인자 연기가 쉽다는 이 노장 배우는 글쓰는 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NYT에 "책을 쓰면서 한밤중에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난 적이 여러 번"이라며 "왜 책을 쓰겠다고 했는지 후회도 많이 했고, 아직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마지막 마침표를 찍은 이유에 대해 그는 "내 이야기를 스스로 진실되게 남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명불허전 '대부' 시리즈부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여인의 향기' 등, 알 파치노는 할리우드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런 그에게 연기와 일상을 구분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그는 연기력의 비결을 묻는 NYT에 "배우뿐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정 부분 연기를 하며 살아가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삶이라는 무대에선 누구나 스스로를 꾸미거나 부정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직업으로서의 연기자의 의미에 대해 그는 확고한 철학을 피력했다. 그는 "영화나 연극은 사실이 아닌 픽션"이라며 "결국 허구, 즉 거짓을 연기하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건 그 이면의 진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서전 제목은 그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 그를 불렀던 애칭이다. 소년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 어머니가 좋아했던 노래 제목이기도 했다. 어머니와의 추억은 달콤하지만은 않다. 아버지가 그가 두 살 무렵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공장에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며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가 지난달 뉴요커에 공개한 자서전 일부에 따르면 어머니는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다. 뉴요커에 따르면 그는 "여섯 살 때, 집에 돌아가는데 앰뷸런스가 와있고 소란스러웠다"며 "본능적으로 뛰기 시작했고, 엄마가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적었다.

하지만 동시에 어머니는 그에게 연기의 꿈을 심어준 존재이기도 했다. 영화관에 데려가고, 팝송을 불렀으며, 그가 엇나가지 않도록 돌봐줬다. 그는 책에 "(1992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엄마 생각이 간절했다"며 "엄마가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나는 없다"고 회고했다.

그 어머니, 로즈는 외아들의 성공을 보지 못하고 1962년 사망했다. 사인은 약물 과다 복용. 알 파치노는 과거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인생의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젠 그의 나이가 사망 당시 어머니 나이의 약 두 배다. NYT는 그에게 나이를 들어가는 것에 대해 물었다. 그는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 당시 잠시 심정지 상태를 겪기도 했다. 그는 "나이가 든다는 건 이상하고 미친 일"이라며 "심정지 당시 나는 세상에 있으면서도 없는 것 같은 괴이한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지난해엔 늦둥이 아들을 얻는 경사도 누렸다. 그는 "이 녀석이 이제 막 한 살을 넘겼는데,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인간의 유한성을 넘어서는 무한의 존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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