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 질 무렵부터 여행지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자연의 색과 움직임, 어둠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야생동물, 도시와 문화의 이면을 보여주는 야간 축제까지. 최근 해외에서는 이러한 ‘야간 관광(노크투어리즘·Noctourism)’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 발달로 오로라 촬영이 쉬워지고, 야간 투어 상품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관심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 여행매체 Explore는 취재 경험과 각국 관광 자료를 종합해 가장 매력적인 야간 여행지를 소개했다.
■ 보르네오 사바(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북부의 사바 지역은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세계를 연출한다. 울창한 정글에서는 야행성 동물들을 만나는 ‘나이트 사파리’가 인기다.
월리스날개개구리, 잎코독사, 날다람쥐, 로리스 등 희귀 종을 관찰하는 ‘허핑(herping)’ 투어가 대표적이다. 타와우 언덕공원에서는 운이 좋으면 구름표범까지 목격할 수 있다.

■ 필립아일랜드(호주)
멜버른 인근의 작은 섬 필립아일랜드에서는 해 질 무렵 ‘요정펭귄(페어리 펭귄)’의 귀가 행렬이 펼쳐진다. 32,000여 마리의 펭귄이 바다에서 하루 사냥을 마치고 굴로 돌아가는 장면은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야간 이벤트다. 관람석이 한정돼 있어 사전 예약이 필수다.
■ 오아하카(멕시코)
멕시코 오아하카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독창적 축제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다.
특히 12월 23일 열리는 ‘무의 밤(Noche de Rábanos)’은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명물 행사로, 거대하고 정교하게 조각된 무(무우) 조형물이 광장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2~3월 매주 화요일 개최되는 ‘브루하스의 밤(Martes de Brujas)’에서는 전통 등불 아래에서 즐기는 길거리 음식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 안달루시아(스페인)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지배하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는 밤이 되면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특히 세비야에서는 10월 열리는 ‘라 노체 엔 블랑코(La Noche en Blanco)’ 기간 동안 도시 내 박물관과 미술관이 밤새 문을 연다. 거리에는 공연과 야외 이벤트가 이어지고 시장도 늦은 시간까지 활기를 띤다.

■ 라플란드(핀란드)
핀란드 라플란드는 겨울철 해가 거의 뜨지 않는 ‘극야(Polar Night)’를 겪는다.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오로라는 물론, 달빛 아래 개썰매·스노모빌 투어, 유리 이글루에서 즐기는 별 관찰 등이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이다. 산타마을 방문과 야간 순록 썰매 투어도 필수 코스로 꼽힌다.
■ 나미브 사막(나미비아)
세계에서 손꼽히는 천문관측 명소인 나미브 사막은 광공해가 거의 없어 맨눈으로도 은하수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스켈레톤 코스트 인근에서는 야생 비단담비, 흰개미핥기, 표범 등 야행성 동물을 만날 기회도 있다. 단, 미국 국무부가 야간 단독 이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할 만큼 치안 주의가 필요해 정식 가이드 투어를 이용해야 한다.
■ 그레이트배리어리프(호주)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밤이 되면 또 다른 생태계가 열린다. 야간 다이버들은 상어의 사냥, 산호의 생체발광, 밤에만 활동하는 갑각류 등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단, 해당 코스는 오픈워터 자격 이상의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
■ 스발바르 제도(노르웨이)
북극해에 위치한 스발바르는 겨울철 거의 하루 종일 어둠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변하며, 재즈·영화제 등 문화행사가 열리고 야간 빙하 탐험·얼음 동굴 투어·스노모빌 사파리 등 극지방 특유의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다.

■ 룩소르(이집트)
고대 도시 테베가 있던 룩소르는 야간 조명 아래에서 유적의 장엄함이 더 두드러진다. 낙타 투어, 나일강 전통 범선 ‘펠루카’ 유람, 카르낙 신전의 빛과 음악 쇼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광활한 신전과 무덤이 어둠 속에서 드러내는 분위기는 낮과 또 다른 감동을 준다.
■ 페트라(요르단)
실제 분쟁 지역과는 거리가 있어 비교적 안전한 관광지로 꼽히는 페트라는, 밤이 되면 수백 개의 촛불이 고대 도시의 협곡을 밝히는 ‘페트라 바이 나이트(Petra by Night)’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통 음악과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여행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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