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플란트가 건강보험(이하 건보) 도입을 기점으로 보편화되면서 식립 건수도 꾸준한 증가세인 가운데 치아 균열 발생률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가톨릭대 서울·은평성모병원 연구팀(감세훈·심영하·양성은)이 임플란트 건보 도입 전(2014~2015년)과 식립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도입 이후(2016~2022년)로 나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원 환자의 치아 균열 발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실렸다.
연구에서는 크라운 수복을 받은 대구치 5044개 중 균열치 1692개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치아 균열 발생률은 임플란트 건보 도입 전(25.5%)보다 이후(35.9%)에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치아 균열이 증가한 반면, 통증·교합 등 치아 균열의 증상과 징후는 건보 도입 전(67.4%)보다 이후(50%)에 더 감소했고, 저작 시 통증 발생률도 건보 도입 전(51.9%)보다 이후(33.8%)에 더 적게 나타났는데, 이는 ‘무증상 균열치’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비가역적 치수염은 도입 전(37.2%)보다 이후(25.8%)에 감소하고, 정상 치수를 가진 환자 비율은 건보 전(46.9%)보다 이후(58.5%)에 증가해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는 균열치가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임플란트 식립 이후 교합력이 주변 자연치로 더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생역학적 영향과, 환자와 의사가 보존치료 대신 발치 후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험 적용 전에는 신경치료 후 크라운 수복이 주된 치료였지만, 이후에는 발치 후 임플란트로 이어지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연구팀은 “임플란트는 치주인대가 없어 충격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교합력이 주변 치아에 전달돼 균열을 유발할 수 있다”며 “건보 제도의 확대가 환자 접근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치아 보존 전략보다 임플란트를 쉽게 선택하게 만든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