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일간 더타임스 "러軍 사령관 암살은 정당 방위"… 러 "더타임스는 군사적 표적"

2024-12-19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러시아군 화생방전(戰) 사령관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 암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방어 행위'라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하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더타임스 논설실을 향해 '정당한 군사적 표적'이라고 협박했다.

키릴로프 중장은 최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동쪽 주거 지역에서 스쿠터에 장착된 폭탄이 터지면서 즉사했다. 이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비밀 정보조직인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수행한 특수 작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에서 "런던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더타임스 기자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에게는 항상 공범이 있다"면서 "그들(공범)도 이제 정당한 군사적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범주(공범)에는 비겁하게 사설 뒤에 숲은 더타임스의 비참한 자칼도 포함된다"면서 "여기에는 이 매체의 지도부가 모두 해당된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2008~2012년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뒤 2012~2020년 총리를 역임했다. 지난 2020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있는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됐다.

앞서 더타임스는 18일자 사설을 통해 키릴로프 표적 암살에 대해 "위협받는 국가(우크라이나)에 의해 수행된 정당한 방어 행위"라고 썼다.

이 매체는 "키릴로프는 러시아의 화생방전 부대의 사령관이었다"면서 "그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수 많은 화학무기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릴로프는 전범일 뿐 아니라 (러시아 침략의) 야만성을 옹호하는 거짓말쟁이였다"면서 "그의 암살은 명백히 변호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메드베데프의 협박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더타임스 기자들에 대한 깡패의 위협에는 (러시아의) 절망의 냄새가 난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 신문은 자유와 민주주의, 독립적 사고라는 영국 최고의 가치를 대표한다"고 했다.

영국 총리실도 "러시아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러시아와 달리 영국에서 자유 언론은 민주주의의 초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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