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국내 최초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트롯’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대한민국은 본격적인 트로트 열풍에 휩싸였다. 그 후 유사한 포맷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이는 트로트의 대중화라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포맷의 반복성이라는 한계도 함께 드러냈다.
유명 가수 남진, 심수봉, 설운도 등 트로트 레전드들의 집합소이자 트로트 명가인 루체엔터테이먼트의 수장 신현빈 대표가 대한민국 트로트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넘쳐나는 트로트 오디션, 그 이면의 그림자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유행으로 트로트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수 많은 가수의 등장으로 경쟁은 과열되었다. 이로 인해 오디션 출신의 신인 스타가 탄생해도 생명력은 짧아지고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또한 시청률을 의식한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도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억지스러운 연출과 감동 중심의 이야기 전달에만 집중하면서 본질적인 음악성과 진정성을 흐리고 있다.
과거에는 가수의 실력과 매력으로 팬덤이 형성되며 스타가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가수들의 안타까운 사연 위주로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실력 있는 가수의 주목도 어려워지고, 대형 스타의 등장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트로트 팬들 사이에서 불쌍한 가수를 도와주고 응원하면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트로트, 글로벌 전략이 필요하다
대형 스타의 부재는 트로트 시장의 활력을 점점 약화시키며 전체적인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장이 작아지면 팬덤 간 경쟁도 무의미해지고, 팬덤 기반 가수들은 이제 ‘매니아 가수’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당 평균 4억 원에서 5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입하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대체할 마땅한 콘텐츠는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트로트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특히 문화적으로 유사한 일본 시장으로 진출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일본의 음악시장은 약 29억 달러로 세계 2위에 올라있으며 세계 7위인 국내시장에 2배 이상 크기이다.
일본에서도 한국의 정통 트로트와 유사한 장르인 엔카가 쇠퇴하면서, 더이상 전통적인 트로트만으로는 일본 음악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 따라서 트로트는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하며, 트로트와 대중가요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통해 일본의 발라드 시장을 노려야 한다. 여기에 퍼포먼스를 더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일본 현지의 음악적 흐름과 문화적 정서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트렌드를 만들어야 하며, ‘우리 것’만을 고집하기보다 일본 문화와 융합하여 현지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류 기획의 선구자, 루체엔터테이먼트 신현빈 대표
대한민국 1세대 매니저이자 제작자인 신현빈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수만’의 방송 매니저를 사작으로 가수 ‘이승철’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김동환’ (묻어버린 아픔), ‘이덕진’ (내가 아는 한가지), ‘이현우’ (꿈 Remix) 등을 제작하며 대한민국 최초로 앨범 300만장 판매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골든디스크 대상, 가수왕, 기획자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대중음악 산업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후 ‘서태지와 아이들’ 방송 프로모션과 ‘사준’ (메로리즈), 아이돌 그룹 ‘UP(유피)’ (뿌요뿌요, 바다) 등을 제작하며 큰 성공가도를 달렸다.
1997년부터 국내 최초 한중일 합작 걸그룹 ‘Circle’ (일본 소마 오피스 공동 제작, 걸그룹 ‘쥬얼리’의 모체)과 한일 합작 록밴드 ‘Y2K’ (일본 라이징 프로덕션과 공동 제작)로 일본 시장 공약에 성공한 신현빈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와 엠넷이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 2001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미 1997년부터 일본 메이저 음반사와의 교류 및 협력을 통해 한류 콘텐츠를 현지에 선보인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업적은 대학 ‘한류 콘텐츠’ 논문에 등장하기도 했으며, 그의 창의적인 기획력은 한류 콘텐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고 나아가 오늘날 글로벌 음악 콘텐츠 시장이 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신현빈 대표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획력으로 아이돌 그룹 ‘엠파이어’를 기획•제작했으며,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걸그룹 ‘EXID’의 성공적인 제작과 매니지먼트를 이끌며 대중음악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는 트로트의 전설 ‘남진’, ‘심수봉’, ‘설운도’, 라이징스타 ‘조정민’, 그리고 제2의 임영웅이라 불리는 신인가수 ‘하루’ 등이 소속된 루체엔터테이먼트 대표로써 여전히 대중음악계를 이끄는 중심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