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광복 80주년, 안중근 의사 순국 115년을 맞아 광주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동곡뮤지엄에서 3·1절인 3월1일부터 6월29일까지 열리는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유묵 특별전’이다.
특별전에는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서의 안중근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유묵 1점을 비롯해 서적, 사진 등 아카이브 자료 20여점이 전시된다. 안 의사는 1909년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이듬해 2월14일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으며,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했다.
여순 감옥에서 담담히 사형선고를 기다리던 안중근 의사는 57점이 넘는 유묵을 남겼다.
그 중 ‘백인당중유태화’(百忍堂中有泰和), ‘년년세세화상사 세세년년인부동’(年年歲歲花相似歲歲年年人不同), ‘세한연후지송백지부조’(歲寒然後知松栢之不彫)와 자작시 ‘동양대세사묘현유지남아기안면화국미성유강개정략불개진가련’(東洋大勢思杳玄有志男兒豈安眠和局未成猶慷慨政略不改眞可憐) 등 다수의 유묵은 보물로 지정됐다.
유묵중에서도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은 일본인 간수과장 기요타에게 써준 것으로서, ‘날마다 고상하고 청아한 말을 소통하던 분’이라는 뜻이다. 나라를 위해 침략의 원흉을 처단했지만, ‘일본인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없음’을 드러내는, ‘동양평화’를 염원하는 안 의사의 마음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이번 광주 특별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묵은 첫 공개되는 ‘喫蔬飮水樂在其中’(끽소음수락재기중, 나물 먹고 물 마시니 그 속에 즐거움이 있네)는 ‘논어’ ‘술이’ 편에 나오는 문구로 소박한 삶에서 소소한 기쁨을 누리고자 했던 안 의사의 담백한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 전시실에는 순국 당일 어머니가 지어주신 수의를 입고 있는 안 의사의 모습을 비롯해 안 의사 의거 당시 장면을 담은 삽화 등이 비치돼 있다.
전시를 통해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들이 널리 전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안 의사의 삶과 죽음이 어떤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할 때다. 민심이 흔들리는 혼란한 지금의 정치 상황속에서 안 의사의 순국정신을 생각하며 올바른 가치관으로 진정 나라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되새겨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