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반토막에 줄줄이 OTT행…영화 위기 성토장 된 문체위 국감

2025-10-23

‘중증외상센터의 응급환자’ 또는 ‘심각함을 넘어서 처참한 상황’이라는 평가까지 받은 최근 국내 영화계 현실에 대해 23일 국회 국정감사는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참석한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노력할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고 또 건국전쟁2’의 흥행 참패 논쟁까지 벌어졌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서 한국 영화 시장의 위기 상황을 지적하며 “중저예산 영화들의 작품 수가 반토막이 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체부와 영진위가 지원하는 영화 관련 사업 프로젝트들의 오히려 폐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5건이었던 ‘30억 원 이상 한국영화 제작 편수’는 올해 20건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 영진위원장은 “연구하겠다. 기획개발과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지만 적극적인 대응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답답한 상황에서 김교흥 문체위원장까지 등판했다. 김 문체위원장은 역시 “예전에는 한국 영화의 제작 편수가 40편 정도 됐는데, 올해는 18편 수준에 그쳤다”고 언급하며 “최근 영화계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해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나 ‘폭싹 속았수다’, ‘오징어게임’ 등에 너무 들떠 있지 마라, 우리 영화산업 죽는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정액제인 데, 그러면 극장 정액제는 어떻나”며 홀드백, 관람료 인하, 극장 체험 활성화 등 영화 산업을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문체부와 영진위에 촉구했다.

현장 영화계에서는 이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8월14일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영화계 간담회에서 영화인들은 “우리나라 영화계 상황을 ‘중증외상센터의 응급환자’에 비유하며 정부 지원과 정책 개선 등 수혈과 장기적인 치료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문체부는 전했다. 최휘영 장관은 지난 9월 6일 언론 간담회에서 “평소에도 영화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제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사실은 심각함을 넘어서 너무 처참하다는 느낌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어려운 영화계에 더해 틀히 이날은 제주4·3 사건을 다룬 영화 ‘건국전쟁2’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건국전쟁2’를 제작한 김덕영 감독이 이날 참고인을 출석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이 영화가 독립영화 신청을 했다가 승인을 못받았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영화가 잘 안된 것은 (이재명) 정부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 의원들이 “‘건국전쟁’은 명백한 왜곡된 작품”이라며 “내용이 좋지 않아서 흥행을 못한 것인데 왜 정부 탓하냐”고 질책하면서 김 감독과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전산망에 따르면 김 감독이 윤석열 전 정부 때인 2023년에 개봉한 ‘건국전쟁(1)’은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올해 개봉한 ‘건국전쟁2’는 7만 8000명 관객에 그쳤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 ‘오징어게임’은 10년 동안 국내 투자처를 못 찾다가 넷플릭스로 가서 대박을 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투자처를 찾다가 넷플릭스에서 7년 만에 완성됐다”며 “K콘텐츠가 전 세계를 휩쓸어도 국내 영화투자 상황은 더 취약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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