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임시공휴일 지정, 반기는 여행·유통업계

2025-01-08

올해 설 명절은 6일을 연이어 쉴 수 있게 됐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8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마친 후 “당정은 설 연휴 기간 내수 경기 부양과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25~26일 주말에 이어 30일까지 엿새를 연달아 쉴 수 있게 된 셈이다. 직장인의 경우의 31일에 연차를 쓰면, 2월2일(일요일)까지 9일간의 ‘황금연휴’가 생긴다.

이는 계엄 사태와 무안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얼어붙은 내수를 살리려는 의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펴낸 보고서에서 임시공휴일이 4조2000억원가량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인구 절반인 2500만 명이 쉬고, 1인당 하루 평균 8만3690원씩 쓴다는 걸 가정한 수치다. 공휴일 하루로 연간 국내 여행 소비액이 4318억원 늘어난다는 분석(한국문화관광연구원)도 있다.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여행·유통 업계는 반색했다. 인천 강화군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원래는 비어 있던 일요일 1박 손님이 늘어나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길어진 연휴가 국내 소비가 아닌 해외여행 수요를 부추길 여지가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발표 이후, 일본·동남아로 가는 항공권이나 패키지여행 문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도 희비가 엇갈린다. 예컨대 관광지에 있는 식당은 손님이 늘겠지만, 오피스 밀집지역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서울 중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징검다리 연휴와 9일을 연달아 쉬는 건 직장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입장에서 차원이 다른 얘기”라며 “매달 내는 임대료는 깎아줄 리 없으니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생산 차질도 우려된다. 경영계가 임시공휴일 지정 논의 때마다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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