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2루수 개빈 럭스의 트레이드로 주전 2루수 자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듯 했던 김혜성(LA 다저스)의 앞길에 뜻하지 않은 장애물이 등장했다. 다저스의 핵심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던 키케 에르난데스가 다저스에 다시 잔류한다.
MLB닷컴은 10일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에르난데스가 다저스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발표했다”고 했다. ‘디애슬레틱’은 “다저스는 아직 계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아직 신체 검사가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는 자신의 SNS에 ‘열린 문 사이로 들어간다’는 글과 함께 영상을 올렸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돼 2014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에르난데스는 2014년 7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고, 그해 12월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넘어왔다.
이후 2015년부터 다저스에서 활약하며 2020년까지 6시즌 동안 타율 0.240, 장타율 0.425, 68홈런 21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 포지션에서 활약하며 ‘전천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다저스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2020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보스턴 레드삭스와 2년 14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떠난 에르난데스는 2023년 보스턴과 1년 1000만 달러에 다시 계약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 다저스로 트레이드 돼 다시 ‘다저 블루’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해 1년 400만 달러 계약으로 다저스에 남았다. 그리고 2025시즌도 다시 다저스에서 뛰는 것을 택했다.
공격력에서는 조금씩 하락세가 보이고는 있지만, 수비에서는 여전히 다저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난해에도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 등 무려 6개 포지션을 소화했다.
특히 다저스가 2020년과 2024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멤버였으며, 가을야구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는 것이 강점이다. 에르난데스의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타율 0.278, 출루율 0.353, 장타율 0.522 15홈런 35타점에 달한다. MLB닷컴은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점화 플러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며 “11년차 베테랑인 에르난데스는 벤치에 깊이와 다재다능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의 잔류는 김혜성에게는 그리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2024시즌 후 포스팅을 이용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 계약에 사인한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험난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럭스가 트레이드로 떠났으나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같은 베테랑들이 여전히 건재한데 이제 ‘슈퍼 유틸리티’ 에르난데스까지 남게 돼 처절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