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벤처-사우디 프로젝트, 큰 나무 키우자

2025-08-28

우리나라가 키우고, 자랑할만한 벤처기업 29곳이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시장 공략에 나선다. 건설과 플랜트, 원자력발전소 등 대기업과 공기업에 치중됐던 중동시장 파트너십이 인공지능(AI), 디지털, 바이오 등 미래분야 벤처기업으로 본격 확장되는 전기가 될 반가운 소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정부부처와 투자기관들이 서울에 와 합작 사업을 벌일 우리 벤처기업을 직접, 심사해 선발했다는데 의미가 더 크다. 실질적 국가 수반을 맡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것만 봐도 이 사업의 무게감을 짐작할 수 있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지휘하고 있는 '비전2030'을 비롯해 미래도시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 등 천지개벽에 가까운 국가 대개조 사업에 국부를 다 쏟아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AI·디지털과 같은 미래형 기술이 필수 인프라로 깔리게 되고, 거기에 한국 벤처기업의 기술과 혁신성이 딱 들어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 벤처 특유의 독창성은 물론이고, 이제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까지 갖췄으니 사우디로선 필수적 파트너인 셈이다.

선정된 기업들 면면만 봐도 각 분야 대표 벤처기업들이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대면·심사 평가까지 거쳐 최종 뽑힌 벤처에는 AI분야에 리벨리온·딥브레인AI·뤼튼테크놀로지스 등 12개 업체, 바이오분야 메디사피엔스·닥터노아바이오텍 등 7개 업체, 스마트시티분야 모빌테크·엔젤스윙 등 5개 업체, 여행·콘텐츠분야 두왓·쉐어박스 등 5개 업체다.

이들 K벤처 29곳은 다음달 25일부터 10월1일까지 두바이와 사우디 리야드로 넘어가 현지 투자유치 설명회, 1대1 비즈니스 상담회, 현지 기업·기관 탐방 프로그램을 벌일 예정이다. 이 첫걸음이 사우디의 스마트 미래국가화에 쓰일 우리 기술과 비즈니스를 심는 의미있는 행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우디의 변화는 우리 벤처·스타트업 성장 스토리와 어딘지 닮아있다. 작은 시작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만들어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사우디 또한 현재는 없는 미래도시를 세우는데 아낌 없이 투자한다.

모래와 바람 뿐인 땅에 기적의 도시를 세우듯, 우리 K벤처 또한 미래 기적을 세울 작은 씨앗을 심는 것이다. 나중에 그 작은 씨앗이 K벤처 나무로 자라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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