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따로 왔어요. 건희(원어스)가 너무 하고 싶어했고, 멤버들도 다 설득시켰대요.”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이하 ‘로드 투 킹덤’)의 연출을 맡은 조우리 PD는 K팝 씬에서 아이돌 그룹들이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설명하면서 원어스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원어스라는 팀은 그가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취지와도 맞닿아 있었다.
“(원어스 멤버들은) 사실 재계약을 앞두고 있고, 내년에는 군대도 가요. 팀으로서 확인받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거죠. 아직 이름도 못 알린 팀들이 많아요. 원어스는 그 어려운 서바이벌을 한번 경험하고도 다시 나온 팀이에요. 마음의 무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스포츠경향은 최근 CJ ENM에서 조우리 PD를 만나 ‘로드 투 킹덤’의 연출 비하인드와 참여 팀들 각각의 개성 등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눴다.
■ “K팝의 다양한 측면 보여주고 싶어”
‘로드 투 킹덤’은 실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보이 그룹들을 다시 한번 재조명하는 K팝 보이그룹 라이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그렇기에 조우리 PD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그룹의 다양한 면면들을 부각시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대형 기획사에서 나오는 유수의 팀들이 많아요. K팝 세대교체가 됐기도 하고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룹은 넘쳐나지만, 현실적인 조건으로 그분들을 다 모시진 못했어요. 이 기획을 통해서 K팝의 최대한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K팝 씬에서 세대교체가 이미 확실하게 이뤄진 터라 ‘라이징 팀 발굴’이라는 그의 과제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맞닥뜨린다. 조우리 PD는 시기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전 시즌에 방영했던 특수성이 분명 존재했지만, 화제성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지적하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시청률은 방송뿐만 아니라 레거시 미디어에선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어요. ‘루드 투 킹덤’ 시즌 1이 벌써 4년 전이에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걸 해마다 느껴요. 시청률로만 봤을 땐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영향력 측면에서는 일본 분들이 많이 보는 것 같더라고요.”
■ “더뉴식스 탈락? 서사 알고 나면 눈물”
조 PD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해마다 문제로 제기되는 공정성 이슈에 대해서도 빈틈없이 하려고 노력했다. 세팅 시간과 제작비는 팀마다 같게 주어졌고 전문가 평가 대신, 이기는 ‘키’를 팬덤에게 쥐여줬다. 초기보다 인지도가 늘어난 팀들도 많았다고 그는 전했다. 대표적으로 더뉴식스가 있다.
“더뉴식스는 저도 같이 일해본 적이 없었어요. 부침이 있었던 팀 정도로 알았죠. 첫 녹화때가 강렬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에 1차전 무대에선 다른 팀들을 압도했어요. 첫 번째 순서였음에도 상위 랭크에 올랐고요. 더뉴식스는 출연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경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그래서 더뉴식스가 탈락했을 때 눈물을 흘린 제작진도 있었고요.”
반대로 크래비티는 처음부터 인지도가 있던 그룹. 그래서 팬들 사이에선 ‘어차피 우승은 크래비티’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 하지만 조 PD는 쉽게 단정지을 순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크래비티를 ‘밸런스가 좋은 팀’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하면서도 바쁜 일정 소화하는 와중에 경연에 참여했고, 원어스나 에이턴 같은 팀들도 있어서 변수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결승 경연에는 10만 점이 걸렸어요. 여기서 많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항간에는 정해진 1등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결국에는 마지막 무대를 잘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 파이널 무대가 끝나면 1위 팀이 나오겠지만, 우승은 못 해도 수혜를 입는 팀은 다른 그룹이 될 수도 있어요. 그 이후의 행보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한편 더크루원, 에잇턴, 원어스, 유나이트, 크래비티가 ‘로드 투 킹덤’ 결승에 진출했다. 이들의 최종 무대는 오는 7일 목요일 밤 9시 30분 Mnet에서 생방송으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