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콘텐츠·음악·메뉴 개수 등
외식사업서 얻은 인사이트 제공
요리 실력이 있거나, 마케팅을 좀 해봤다 하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외식업을 기웃거린다. 음식이 맛있으면 당연히 입소문이 날 것이라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한 방이면 맛집의 반열에 오를 거라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임상진 대표는 초보 창업가의 이런 확신이 잘못된 경영 전략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요리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기획력이고, 단기적인 마케팅으로는 브랜드가 오래 사랑받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책은 외식 사업에서 무엇을 중심에 둬야 하는지 명확하게 밝힌다.
초보 창업가들의 흔한 착각과 실패의 원인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가게의 정체성부터 챙기라고 조언한다. 정체성 없이 시작한 음식점은 가격으로 경쟁하는 수밖에 없으며 더 많이, 더 저렴하게 내놓다가는 결국 망하는 길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경쟁보다 개성을 중시하며 브랜드만의 차별성과 정체성을 찾는 것이 작은 가게의 성공 법칙이라 말한다. 이 책은 이익만을 추구하는 장사의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을 창조하는 전략으로 가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돕는다.
대다수가 뜨는 상권에 집착하며,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가게를 차리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거꾸로 생각하길 제안한다. 아이템을 찾고 상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상권을 보고 아이템을 떠올리는 것이 훨씬 쉽고 정확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좋은 상권에 비싼 권리금을 주고 들어갈 생각보다는 특정 지역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정체성과 차별성이 뚜렷하면 상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하며 다시 한번 정체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은 생활맥주를 경영하며 현장에서 얻은 마케팅 인사이트도 담았다. 작은 가게일수록 직관적인 네이밍을 할 것, 사장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 매장을 채울 것,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음악을 틀 것, 창업 시기 메뉴는 10개 이하로 짤 것,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서 다양한 시도를 할 것 등을 짚어낸다.
외식업에서 빠질 수 없는 외생 변수와 미투 브랜드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팬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법, 페르소나 정하는 법, 협업할 때 주의할 점까지 실제로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아낌없이 전한다.
마지막으로 생활맥주만의 프랜차이즈 룰을 낱낱이 공개했다. 특히 본사와 가맹점의 입장을 두루 살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가맹 사업자부터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대표까지 거친 저자의 저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책과 함께라면 당신의 가게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무모한 꿈이 아니라 선명한 현실이 될 것이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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