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요 IT 시스템에 양자 내성 암호 도입...“양자 시대 대비 속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3일 서울 SETEC 컨벤션홀에서 정보 기술 시스템 운영 기업과 기관, 보안제품 제조사 등 주요 이해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2025년도 양자 내성 암호 시범 전환 사업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양자 내성 암호 시범 전환 지원사업은 양자컴퓨터의 암호해독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에너지, 의료, 행정 3개 분야를 시작으로 주요 산업 분야에 양자 내성 암호를 적용하는 국내 최초의 시범사업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약 2250만 호의 전력 사용 정보를 처리하는 한국전력공사의 지능형 전력 계량 시스템, 의료 분야에서는 상급종합병원 8개의 병원정보시스템과 전자의무기록과 연계된 디지털 건강 관리 플랫폼, 행정 분야에서는 연간 100만 명이 이용하는 국가기술자격검정시스템 등을 대상으로 양자 내성 암호 전환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3개 분야별 사업 성과와 전환 과정에서 도출된 주요 쟁점 및 해결 방안을 공유했으며, 참석자들이 전환 대상 소프트웨어와 보안제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전시관도 운영됐다.

사업 수행기관은 국내·외 7종의 양자 내성 암호 연산방식을 활용해 수요기관의 정보시스템 환경에 적합한 암호모듈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구간 암호화, 데이터베이스 암호화, 전자서명 등 다양한 보안 기능에 적용했다. 또한 적용된 시스템의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 키 교환 시간, 서명 검증 시간 등 성능과 보안성을 중점적으로 시험했다.

이를 통해 암호모듈 16종과 양자 내성 암호 전환 사례 19건을 확보하며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편 전환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적·환경적 문제점도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양자 내성 암호는 기존 공개키 암호 대비 암호키와 서명 크기가 커 저사양 장비에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량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최적화된 연산방식을 개발해 대응했다.

또한 기업이 기존 사용하던 상용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에서는 보안 통신 프로토콜 변경에 제약이 있었고, 이는 기업이 자체 개발한 양자 내성 암호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해결됐다. 이 밖에도 산업별 실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발굴하고 해결하는 경험이 축적됐다.

최우혁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번 사업은 우리 사회 주요 서비스가 양자컴퓨팅 시대의 고도화된 해킹 시도에 대응해 더욱 안전한 보안 체계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내년에는 통신, 국방, 금융 등 핵심 분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양자 내성 암호 전문 인력과 기업을 육성해 국가적 암호체계 전환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양자 내성 암호 시범 전환 사업은 우리 산업 전반의 암호체계 전환을 앞당기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나침판이 될 것”이라며 “국회도 관련 제도 정비와 입법 활동을 통해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