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李 방미 첫 일정 '무명용사 비' 참배…알링턴 묘지 간다

2025-08-08

오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7일(현지시간)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미 국무부는 최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이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24일과 25일 ‘무명용사의 비’ 참배 일정을 준비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전달했다. 국무부는 사전 조율을 요청한 이틀간의 일정 중 25일을 ‘제 1안’으로 지목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통상 알링턴 묘지 참배 일정은 국립묘지 관리를 소관하고 있는 국방부가 관여하지만, 해외 정상의 참배 일정은 국무부가 직접 일정을 조율한다”며 “이 대통령이 첫 방미 일정이 한·미 동맹의 상징인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 국무부가 24일과 25일 묘지 참배 일정을 함께 조율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외에 이 대통령의 전체 방미 일정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해외 정상의 방문에 따른 일정 조율 요청에 대비해 오전 일부 시간에는 일반인의 무명용사의 비 참배를 허용하지 않는다. 국부무가 25일을 1안으로 요청했다는 것은 이 대통령이 25일 오전 묘지를 참배한 뒤 곧장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참배 일정이 24일로 당겨질 경우 정상회담 전 만 하루 동안 별도 일정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참전용사와 가족 40만명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미국 대통령들은 취임식 직후 이곳을 찾아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취임식 전날 미리 알링턴 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한국 대통령들도 첫 방미의 첫 일정으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노무현(2003년 5월)·이명박(2008년 4월)·박근혜(2013년 5월) 전 대통령 모두 첫 방미 일정을 알링턴 묘지 참배로 시작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2017년 6월)은 알링턴 국립묘지 대신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장진호 전투는 흥남철수작전 때 피란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준 전투로, 피란민 속에는 문 전 대통령의 부모도 포함돼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2023년 4월)은 방미 때 첫 일정으로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와 만났다. 알링턴 묘지 참배는 이틀째 첫 일정이었다.

한편 미국 현지에선 이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사전 준비 작업이 진행되는 정황도 확인됐다.

현지 소식통은 “교민 간담회 개최 가능성에 대비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장소 섭외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간담회가 성사될 경우 참가 희망자들이 많아 오히려 참석자들을 제한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이번 순방은 상대적으로 짧은 실무 형태의 방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빠듯한 일정을 감안해 워싱턴을 중심으로 최근 역대 대통령들이 교민들을 만났던 장소 등을 후보지로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투자한 기업들도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주시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무역협상 과정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의 현지 투자를 관세로 연계시키면서 기업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 대통령의 방미 때 기업인들을 대동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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