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뱅크와 더존비즈온은 왜 제4인뱅을 갑자기 포기했을까?

2025-03-19

더존비즈온(더존뱅크)과 유뱅크 컨소시엄이 네번째 인터넷은행(이하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일주일 앞두고 참여 계획을 갑작스레 철회했다. 더존비즈온은 기존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포기했고, 유뱅크는 불확실한 정세로 인가 계획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두 컨소시엄의 갑작스런 결정을 두고 준비 미흡이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19일 더존비즈온과 유뱅크 컨소시엄에 따르면, 두 컨소시엄은 오는 25~26일 제4인뱅 예비인가 접수에 신청하지 않는다.

먼저 입장을 내놓은 곳은 더존비즈온이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17일 기존 사업 집중을 위해 제4인뱅 참여를 전면 철회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더존비즈온 측은 자료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기존 은행업의 경쟁을 고려한 전략, 재무, 법률, ICT 등 다각도의 컨설팅을 받고 사업계획에 대한 검토와 고민을 계속해 왔다”며 “경영진의 숙고 끝에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유뱅크도 이번 예비인가 접수에 신청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유뱅크 측은 “그 어느 시기보다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인 선택을 단행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하반기 중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추진하기로 합의를 이뤘다”고 입장을 내놨다.

관련업계에선 두 컨소시엄 모두 예비인가 준비가 미흡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사 통과 가능성을 낮게 보고 급하게 철회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더존비즈온과 유뱅크의 컨소시엄 구성이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존비즈온의 경우 컨소시엄 참여 확정사가 사실상 신한은행 한 곳이었다. DB손해보험이 참여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또 더존비즈온 컨소시엄의 경우 은행의 참여는 이뤄졌으나, 타 컨소시엄 대비 IT·인프라 기업 참여가 전무했다. 금융위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에 따라 기술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IT기업의 참여도가 중요해졌다.

유뱅크의 경우 컨소시엄을 리드하는 기업이 불명확하다. 일반적으로 카카오뱅크(카카오), 케이뱅크(BC카드), 토스뱅크(토스)처럼 인터넷은행 정체성을 갖는 대표 기업이 최대주주로 컨소시엄을 이끄는 것과 비교된다. 리드 기업은 해당 컨소시엄의 고유 정체성을 보여주고 시장 전략을 총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해 유뱅크 관계자는 “예비인가를 재추진하는 만큼 대주주 등 최종 구성은 그때 다시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뱅크 컨소시엄에 1금융사가 없다는 아쉬움도 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대교,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현대, 현대해상, 엠디엠플러스가 속해있다. 그러나 금융위가 ‘자금조달 안정성’을 주요 심사 항목으로 꼽은 만큼, 자본력이 있고 안정적으로 자금조달을 해줄 수 있는 은행의 참여 여부가 중요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6월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공식화했으나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확정하지 않고 있다.

유뱅크는 오랜 기간 제4인뱅 예비인가를 준비해온 만큼 추진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김성준 렌딧 대표는 “유뱅크 컨소시엄의 협업 공동체 구성과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 실현이라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의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만큼, 당국과 충분히 협의해 추후 재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하반기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 은행과 관계자는 <바이라인네트워크>와의 통화에서 “(하반기 예비인가 신청 접수 관련) 전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남은 유력 후보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주축인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우리은행, 우리카드, 유진투자증권, NH농협은행, OK저축은행 등 주요 금융·IT 기업이 참여를 확정한 상태다. 여기에 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만약 하나은행과 부산은행이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 짓는다면, 한국소호은행 참여 금융사 수는 7곳, 그 중 은행으로 대표되는 1금융사 수는 4곳이 된다. 이는 지금까지 꾸려진 컨소시엄 가운데 금융사의 참여가 가장 많다.

그러나 참여 금융사가 많을수록 각 금융사별 이해관계가 엇갈리거나, 최대주주인 한국신용데이터가 혁신을 시도할 때 주주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해 한국신용데이터는 당장 제4인뱅 예비인가를 받는 것이 컨소시엄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예비인가 접수를 위한 오랜 준비 끝에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다. 한국신용데이터 측은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26일 예비인가 서류 접수 때까지 차례로 주요 주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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