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9개월만에 5조원 번 트럼프…'이해 충돌' 논란에도 "부자 될 절호의 기회"

2026-01-04

“지금이 부자가 될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부유해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설미디어(SNS)에 올린 글이다. 전세계를 향한 무차별적 상호관세를 발표한 직후 시점이었다.

그리고 닷새 뒤 주식시장 개장에 맞춰 “지금이 매수하기 매우 좋은 시점”이란 글을 올렸다. 4시간 뒤에 “중국을 제외한 관세를 유예한다”는 발표가 나왔고, 주가는 순식간에 폭등했다.

‘부자가 될 기회’란 글은 대미 투자를 종용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정말 부자가 된 사람은 투자자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일가족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업자’ 옛말…암호화폐가 ‘주력’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은 73억 달러(10조 5558억원)로 추정된다. 2024년 39억 달러(5조 6394억원)이던 재산이 취임 9개월만에 2배가 됐다.

재산 목록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업자’에서 이미 암호화폐 투자자로 변신한 것이 확인된다. 트럼프의 자산 중 현금을 포함한 암호화폐 자산은 24억 달러(3조 4704억원)로 총자산의 33%에 달한다.

4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내면서도 트럼프의 홍보 창구로 쓰이며, 실제로는 지지자들이 끌어올린 주가를 ‘실탄’ 삼아 암호화폐 자금를 댄다고 평가받는 소셜미디어 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트럼프미디어)’의 가치 20억 달러(2조 8920억원)를 더하면 비율은 60%로 올라간다.

“사기·재앙”이라더니…‘코인’ 줄줄이 출시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에 회의적이었다. 1기 정부에서 물러난 이후인 2021년 6월 그는 폭스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사기처럼 보인다”고 했고, 그해 8월엔 “암호화폐는 언제든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입장이 바뀐 시점은 2024년 대선 때였다.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암호화폐 기업의 막대한 후원을 받은 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냈고, 지지자들에겐 “암호화폐로 기부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암호화폐의 ‘위력’을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을 즈음해선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취임 직전 ‘$TRUMP’라는 밈 코인이 출시됐고, 멜라니아 여사도 ‘$MELANIA’라는 밈 코인을 출시했다.

트럼프는 달러화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인 ‘USD1’도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최초의 연방법에 서명했는데, 해당 법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암호화폐 이어…AI 노린 원전 진출?

이런 와중에 트럼프미디어는 지난달 19일 핵융합 기술 개발업체 ‘TAE테크놀로지스’와 60억 달러(8조 6760억원)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 이 소식에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단숨에 40% 넘게 급등했다. 폭등한 주가는 암호화폐 사업 확장을 위한 현금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을 노린 원전 분야로의 사업 확장이란 평가도 나왔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정책 결정권을 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가 규제하는 다른 민간 에너지기업들과 직접 경쟁하는 회사의 실질적 소유주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 건설을 목표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가동 중단 원전 재가동을 위해 정부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떤 원전에 정부 자금을 투입할지에 대해선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해충돌?…노골적인 ‘트럼프 패밀리’

트럼프 대통령은 저서 『협상의 기술』에서 “돈은 내게 동기가 된 적이 없고, 진정한 즐거움은 경기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카타르를 방문했을 때 받은 금으로 장식된 4억 달러(5784억원) 상당의 항공기가 뇌물이라는 논란이 일자, 골프에 비유해 “누가 컨시드(골프에서 홀컵에 가까이 붙을 경우 퍼트 한 번에 집어넣을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것)를 주면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공을 들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멍청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일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맞춰 진행된 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아버지의 첫 임기 동안 가족들은 사업을 자제했지만 결국 비판만 받았다”며 “어차피 공격받을테니, 그냥 게임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다큐멘터리 영화 출연료로 4000만 달러(578억 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해충돌 논란 때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워낙 부유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지 않다”며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모든 이해충돌 관련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주식 금지’ 대통령 포함 시도 ‘맹비난’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에선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초당적으로 의원들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원들이 내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주식 매매를 금지하고 보유한 주식도 처분하도록 한 내용이다.

하원에서 해당 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의원은 119명에 달한다. 그러나 법안이 하원을 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넘기가 어려울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원 상당수가 이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커먼 코즈’에 따르면 미국 정치인들은 지난해 6억3560만 달러(9190억원), 1만3300건의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거래 금지 대상에 대통령이 포함될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한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공화당 조시 홀리 상원의원(미주리)이 상임위에서 대통령을 주식거래 금지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에 찬성하자 “진정한 공화당원이라면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둔 대통령이 ‘2류 상원 의원’의 변덕 때문에 표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당 상원의원까지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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