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영화 소품이지만 지역의 상징…주민들 "역겨운 짓" 분노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속에서 구두쇠 캐릭터로 등장하는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의 묘비가 여러 조각으로 깨지는 테러를 당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중부 슈루즈베리 경찰은 전날 지역 교회 공동묘지에서 스크루지 묘비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다만 용의자나 스크루지 묘비를 훼손한 동기에 대해선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 묘비는 소설 속에서 스크루지가 구두쇠의 삶을 뉘우치고 새사람이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세 번째 유령인 '미래의 유령'과 함께 방치된 무덤 앞에 선 스크루지는 '에비니저 스크루지'라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묘비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물론 스크루지는 소설 속 등장인물인 만큼 슈루즈베리 공동묘지에 위치한 스크루지 묘비도 실제 묘비는 아니다.
이 묘비는 지난 1984년 미국의 원로배우 조지 C. 스콧이 주연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촬영 때 설치됐다.
당시 촬영팀은 수백 년 전에 실제 묘비로 사용됐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름이 지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돌을 소품으로 사용했다.
영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스크루지의 묘비 소품은 공동묘지에 남았고, 이 지역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전언이다.
슈루즈베리 지자체 관계자는 "누군가 이런 역겨운 짓을 했다는 데 지역 주민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면서도 "범인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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