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비(非) 주력 사업을 분사하거나 매각해 효율성을 높이는 대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큐리그닥터페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유럽 커피 업체 JED피츠를 약 180억 달러(약 25조 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 후에는 음료 사업과 커피 사업을 분리해 본업인 커피 사업을 강화한다. WSJ는 "2018년 이뤄진 커피 브랜드 큐리그와 닥터페퍼 합병을 사실상 되돌리는 것"이라며 커피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큐리그 닥터페퍼의 커피 사업부가 오랜 시간 고전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의 식품 기업 크래프톤하인즈는 지난달 이탈리아의 페레로에 자사의 시리얼 제조업체 켈로그를 31억 달러(4조 2985억 원)를 받고 매각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원재료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커지자 소스와 조미료 등 핵심 사업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유아용·특수 식품 브랜드 플라스몬, 니피올 등 5개 사업부는 이탈리아의 뉴프린스그룹을 상대로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가공 육류, 냉동식품 등을 판매하는 식료품 사업 부문은 따로 떼내 별도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며 경영난에 빠진 인텔도 올해 네트워크·엣지(NEX) 사업부 매각을 논의 중이다. NEX 사업부는 통신 장비용 반도체와 네트워크 장비용 칩을 생산하는 부서로 최근 인텔의 전략적 중점 분야인 PC 및 데이터센터 칩과는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알테라 사업부의 지분 과반을 실버레이크에 44억 6000만 달러(6조 1838억 원)에 매각했다. 이를 토대로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망 리스크 등 직접적인 외부 충격은 적지만 경영 효율성을 위해 사업을 쪼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워너브로스 디스커버리는 올해 스트리밍 및 스튜디오 부문을 분사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미디어 소비 트렌드가 케이블TV에서 스트리밍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워너브로스와 DC스튜디오 등 콘텐츠 제작 부문을 분리하고 CNN, TNT 스포츠 등 기존 케이블 네트워크 부문만 유지하는 것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