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넥슨 등 주요 게임사, 기업 가치 끌어올리기 '주력'
중국 텐센트, 사업 구조상 영향력 ↑… "해외 자본 감시 필요"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상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게임업계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법 개정이 중국 텐센트 등 외국 자본 침투를 본격화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밸류업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 △상장회사 전자주주총회 도입 의무화 △사외이사 명칭 독립이사로 변경 등 주주 권익을 강화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감사위원회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강화되면서 대주주의 권한은 이전보다 축소됐다. 반면 소수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커진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주요 게임사들은 우선 밸류업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위메이드의 경우 최근 임원진들이 기존 자사주의 34%가량(7만6000여주)을 매수해 주가 부양에 나섰다. 시가총액 16조 원 규모의 크래프톤은 지난 2023년 발표한 '3개년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자사주 처분을 지속할 예정이다.
시총 9000억 원 규모의 넥슨(넥슨게임즈)은 배당성향·총주주환원율·자기자본배당률 등 지표를 고려해 '영업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환원하기로 했다. NHN은 지난 3년간 자사주 375만 주를 소각한 데 이어 올해도 보유 자사주의 3%를 추가 소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으로 외부 주주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어 '소액 주주 보호'라는 본래 제도 도입 취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특히 국내 주요 게임사 대주주로 있는 중국 텐센트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텐센트는 현재 시프트업(34.76%), 넷마블(17.52%), 크래프톤(13.71%), 카카오게임즈(3.88%) 등 국내 주요 게임사에 전략적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텐센트가 대주주로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이번 개정안의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시프트업은 김형태 대표가 39%, 텐센트 계열 에이스빌홍콩리미티드가 34.58%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우호 지분은 42.60%에 달한다.
또 시프트업의 대표작 '승리의 여신:니케'는 텐센트 자회사가 글로벌 퍼블리싱(유통)을 맡고 있다. 해당 게임은 시프트업 전체 매출의 75~9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이는 텐센트에 상당한 협상력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프트업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크래프톤도 유사한 구조다. 텐센트는 크래프톤 지분 14.62%를 확보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15.70%)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우호 지분도 17.1%이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역시 중국과 글로벌 퍼블리싱을 텐센트가 맡고 있다.
이 같이 텐센트가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통과된 상법 개정안을 두고 업계에서는 해외 자본의 경영 영향력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 자체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필요시 해외 자본에 대한 적절한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