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에이스다. 류현진(38·한화)이 LG의 뜨거운 타선을 잠재웠다.
류현진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사사구 없이 삼진만 5개 솎았다.
한화는 앞서 KT와 개막 2연전에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등 외국인 투수 2명을 먼저 선발 투수로 기용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류현진이 3선발로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류현진은 더 이상 적은 나이가 아니다”며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언뜻 에이스 자리를 내준 듯했지만, 류현진은 경기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KT와 개막 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2실점 한 폰세, 2차전에서 6이닝 4실점(3자책) 한 와이스보다 더 깔끔한 투구를 했다.
특히 이날 상대는 개막 시리즈부터 심상찮은 타격감을 보인 LG였다. 앞서 LG는 롯데와 개막 2연전에서 7홈런 포함 28안타를 몰아쳐 22득점을 올렸다.

류현진은 1회부터 홍창기, 송찬의, 오스틴 딘으로 이어지는 LG 상위 타선을 범퇴로 처리하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심우준, 안치홍, 에스테반 플로리얼 등 야수들도 호수비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했다. 특별히 위기라고 부를 만한 장면도 없었다.
류현진은 최고 시속 148㎞ 직구 43개, 체인지업 22개, 커터 12개, 커브 3개, 슬라이더 1개 등 총 81구를 던졌다. 많이 던지진 않았지만, 상대 타이밍을 뺏는 느린 커브 최저 구속은 114㎞였다. 완벽에 가까운 제구로 다양한 구종을 던진 류현진 앞에 LG 타선은 침묵헀다.
이날 경기는 평일임에도 2만3750명 만원 관중이 찾아왔다. 생일을 맞은 류현진은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운 한화 팬들에게 최고의 피칭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