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전 세계 각국이 도심항공교통(UAM) 선점을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르면 2026년부터 미국, 유럽, 중국 등의 주요 전기수직이착륙(eVTOL)기 업체들이 도심을 오가는 에어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다수 업체가 개발자금 부족을 겪고 있는 터라 상용화 이전 현금 고갈이 우려된다. 이 때문에 향후 2년 안에 소수의 업체만이 상용화에 성공하며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UAM 개발 예산 증액…기업 간 컨소시엄 맺고 프로젝트 진행
UAM은 도심항공을 비행하며 사람 화물을 운송하는 교통체계를 뜻한다. 비행기와 달리 공항과 활주로 없이 도심에서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공간적 제약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가진다. 지상의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어 이동 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이미 미국, 유럽, 중국 등 선진국들은 관련 사업에 투자하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50개국 815개 기종이 개발되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우리 정부도 K-UAM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관련 예산을 증액했다. 지난 5월에는 세계 최초로 UAM 상용화를 위한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발의했다. 국토부는 UAM 상용화를 위한 국가 R&D 과제들을 계속 진행하며 다양한 실증 사업도 하고 있다. 2025년 말부터 UAM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 규모는 내년 15조 원, 2030년 85조 원, 2040년 84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기업들의 UAM 시장 진출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SK텔레콤 등은 함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특히 SK텔레콤은 미국 UAM 제조사인 조비(joby) 에비에이션에 1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UAM 상용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KT 등이 모인 ‘K-UAM 원팀‘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UAM의 지상 이동, 비행, 착륙에 이르는 전 단계의 안전성 검증에 성공했다. UAM의 버티포트(이착륙장)와 연계된 공항 셔틀 서비스,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 기체인 ‘S-A2’의 축소 모형, UAM 기반 미래도시 모델, UAM 운항통제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GS건설·카카오모빌리티·아처 에비에이션이 합작한 ‘UAM 퓨처팀’도 한국형 UAM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UAM 퓨처팀은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기체를 활용해 승객용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특화 개발할 계획이다.
#막대한 투자 불가피…독일업체 릴리움 파산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UAM은 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반면 수요가 불확실해 성숙기까지는 적자가 불가피하다. 최근 UAM업계의 화두는 현금 고갈(Cash burn)이다. SMG 컨설팅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업계에 투입된 총 투자액 규모는 140억 달러(19조 5000억 원) 수준이다. Vertical Flight Society에 따르면 개발 사업이 성공하려면 최소 10억 달러(1조 4000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개발사들도 상용화까지 버텨줄 현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세계에서 제일 개발이 빠른 주요 5개 기업(조비 에비에이션, 아처, 이브 홀딩스, 릴리움,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중 4개 기업이 상용화 이전에 현금이 고갈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독일 에어택시 제조업체 릴리움은 11월 회사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심각한 자금난으로 파산을 신청한 상황이다. 릴리움은 지난 2022년 말부터 자금난에 허덕였다. 영국의 에어택시 ‘버티컬’ 역시 자본이 마르는 중이다. 형식인증을 마치고 상업화에 돌입하려면 최소 2~3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유현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로선 조비 에비에이션이 제일 안정적인 상황이다. 조비는 다양한 국가에서 막대한 투자를 받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수의 시범 비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7년간 협력한 일본의 도요타가 최근 5억 달러(70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7억 1000만 달러의 현금 및 단기 투자 자산을 보유하며 강력한 재무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비 외에 다른 업체는 전부 안정적으로 투자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기체 개념설계만 돼 있어 앞으로 기체를 만들고 시험하는 데에 더욱 많은 개발비가 필요하다. 자금 압박으로 인해 대다수 기업이 1~2년 사이에 사라지고 소수 업체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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