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6시간 앞두고 초대형 방사포 최소 7발 동해상으로
합참, 이번주 현무·천궁 발사 예정…추가 도발에 경고 차원
“긴장 국면 악화될 것”…북에 핵무력 정당성 부여할 우려도
북한이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발사 이후 닷새 만이다. SRBM 발사는 미군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군 당국은 경고의 성격을 담아 이번주 지대지미사일 등을 발사할 계획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역내 긴장이 한껏 고조된 상황에서 남과 북이 미사일 발사로 그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SRBM 여러 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약 400㎞를 날아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에 떨어졌다.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이 최소 7발이라고 판단했고, 합참도 이와 유사하게 보고 있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시작되기 약 6시간 전에 진행됐다.
북한은 600㎜ 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한 것으로 합참은 판단했다. 600㎜ 초대형 방사포는 SRBM으로 분류된다. 사리원시에서 400㎞ 거리에는 한반도 남해안까지 포함된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에 전술핵탄두 ‘화산-31형’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 3일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를 동반한 한·미·일 공중훈련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해당 훈련을 언급하며 “우리가 선택 실행하는 핵무력 강화 노선의 정당성, 절박성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증명 사례”라고 밝혔다. 차기 미국 행정부를 향해 대북 정책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에 극초음속미사일·우주발사체·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거나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합참은 아직 임박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지 이 같은 도발을 실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ICBM·SRBM 발사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합참은 이번주 지대지탄도미사일 ‘현무-Ⅱ’와 지대공미사일 ‘천궁’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SRBM으로 분류되는 현무-Ⅱ는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천궁은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다.
하지만 합참의 미사일 맞대응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이를 명분으로 핵무력 강화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높아진 긴장도를 낮추는 데 미사일 발사는 도움이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며 “그보다는 긴장 완화를 위한 국면 전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