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 느껴”
대통령실 “국민 공분, 美에 전달”
구금자 태울 전세기 10일 출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단속 후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을 데려올 전세기가 이르면 10일 현지로 출발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우리 국민, 기업 활동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 규정하며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톤에 위치한 구금시설 현장에서는 귀국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행 B747-8i 전세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해당 여객기는 총 368석을 갖춰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이 한 번에 탑승할 수 있다. 계획대로라면 10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애틀랜타 공항에서 출발해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한국인들이 구금된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는 귀국을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를 비롯한 외교부 현장대책반 관계자들은 8일 구금시설을 찾아 두 차례에 걸쳐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진행했다. 조 총영사는 “안에 계신 분들을 다 뵙고 (전세기) 탑승에 필요한 준비를 했다”며 “모두 한국에 가시는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미 이민 당국의 외국인 번호(A-넘버·Alien number) 부여 절차도 이날 중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총영사는 “(한국인 구금자들은) 자진출국이라서 5년 입국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안전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놀라셨을 텐데 깊은 위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의 동반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과 기업의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일하러 가신 분들이 쇠사슬에 묶여 구금당한 사태가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정부는 국민이 느낀 공분을 그대로 미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외교적으로 가장 강한 톤으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외교적인 용어가 아닌 ‘강력한 항의’를 했다”며 “그런 방식으로 총력 대응하고 있고, 다행히 백악관에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구금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날아간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다. 루비오 장관 외에 미국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 등 우리 국민의 출입국에 관여할 수 있는 연방정부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장관은 국토안보 담당 장관 회의 참석차 방문한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인 근로자 단속, 구금이 “출국명령을 무시하고, 몇몇은 범죄활동과 관련돼 진행됐다”며 “그에 따른 결과로 추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성균·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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