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82원...외환 위기 이후 처음
강달러 기조에...1000억원 이상 외화환산손실 발생
올해 공격적인 기업대출 영업에 RWA 관리도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리스크 큰 취약 자영업자 대출 문턱 오를 듯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원·달러 환율은 외환 위기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섰다. 금융위기급 달러 강세에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부담이 높아지면서 다중채무자, 저신용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4분 기준 전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2.9원 오른 1482.1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잇달아 갈아치우면서 은행권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올해 공격적인 기업대출 영업으로 RWA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으로 외화환산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최근 강달러로 인해 주요 은행에서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RWA 규모가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이달 3일부터 이날까지 12조 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에 대한 압박에 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RWA는 1년 새 50조원 이상 늘어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기업대출 위주로 성장하면서 RWA 규모가 늘었다"며 "특히 기업대출 중에서도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이 RWA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위주 성장과 강달러 기조로 RWA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다중채무자, 저신용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약 강달러 기조가 지속된다면 위험가중자산 규모 축소를 위해 기업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단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은 최근 환율 상승이 당장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대체로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환율 상승이 국내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은행의 경우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를 거의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7일 공개한 '2024년 9월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 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9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5.85%로, 전분기보다 0.09%p 상승했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RWA로 나눠 산출해 비율이 높을 수록 안정적인 은행으로 평가한다.
정수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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