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470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유학생을 둔 부모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70원대에 올라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25분 현재 전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7.8원 오른 1,472.6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상승한 1,467.5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15분께 1,470원을 넘었고 한 때 1,473.5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으로 대학생 딸을 유학보낸 50대의 가정주부 A씨는 속이 타들어간다.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비상계엄 사태로 원달러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미국에 있는 딸에게 송금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다.
A씨는 “원화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미국에 있는 딸에게 보내는 생활비가 엄청 늘었다"며 “가계 살림도 팍팍한데 부담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원화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달러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가 지연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를 유보할 경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많은 제조기업들이 국내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높기 때문에 베트남, 중국에 공장 두고 있는데 환율 상승으로 지금 폭탄을 맞은 심정”이라며 “3개월만에 환율상승에 따른 영향이 10% 가량 된다. 기업들의 기본 마진이 5~10% 수준이기 때문에 역마진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한숨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