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전설적인 선수 폴 스콜스가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해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한 구단 행보를 비판했다.
스콜스가 언급한 선수는 베냐민 셰슈코다. 이 선수는 2003년생 슬로베니아 국적의 스트라이커다. 잘츠부르크에서 프로 데뷔 후 2023년 라이프치히로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3월 기준, 슬로베니아 국가대표로 41경기 16득점이라는 멋진 활약을 선보였다.
이런 모습을 지켜봤던 맨유는 셰슈코를 5년 계약 조건으로 영입했다. 또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 소속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공식 발표가 나오기전 “7500만 유로(약 1207억원)에 1000만 유로(약 161억원) 보너스를 포함한 조건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맨유 합류 후 초반에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셰슈코는 맨유 소속으로 시즌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1400억 원 가까이 투자한 공격수라는 기대치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셰슈코는 시즌 초반 아쉬움을 극복하고 점차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6, 7라운드에 출전해 풀타임 뛰고 1골씩 기록하며 리그 2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야드 박스 안에서 셰슈코(2골)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맨유는 그를 약 1286억 원을 투자해 영입했지만, 카라바오컵 데뷔전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맛봤다”라며 “당시 셰슈코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셰슈코가 점차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맨유 레전드는 구단의 행보에 불만이 있었다.
영국 ‘트리뷰나’는 팟캐스트에서 스콜스의 발언을 전했다. 그는 “맨유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라스무스 호일룬을 내보내고 셰슈코를 영입했다. 그의 활약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호일룬을 임대 보내고 비슷한 젊은 선수를 영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어린 선수는 압박감에 시달리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스콜스가 언급한 호일룬은 맨유가 지난 2023년 7200만 파운드(약 1357억원)라는 비싼 이적료를 투자해 영입한 공격수다. 결과는 실패였다. 데뷔골이 무려 리그 19라운드에 터졌다.
이후 21라운드부터 리그 6경기 연속골을 넣어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6경기 연속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게 맨유 공격진을 이끌 차기 ‘9번 공격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 이상 고점은 없었다. 지난 시즌(2024-2025) 리그 24경기 출전해 겨우 3득점만 기록했다.
시즌 전체로 보면 총 50경기 출전해 10득점을 기록했다. 리그에선 31경기 4득점에 그쳤다. 1300억의 공격수라는 칭호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화력이다. 맨유 팬들은 천문학적 이적료를 받고도 부진한 호일룬을 ‘구단 역대 최악의 9번’이라 불렀다. 결국 맨유는 호일룬과 이별을 선택했고 그는 이탈리아 무대로 돌아가 임대 이적(완전 영입 가능) 조건으로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호일룬에게 나폴리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그 주역이 맨유 출신 스콧 맥토미니다. 그는 맨유 성공 유스 출신이지만,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고 비판받으며 팀을 떠났다. 그리고 한 시즌 만에 나폴리에서 우승컵을 들고 발롱도르 후보 및 세리에 A MVP를 차지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호일룬에게 이탈리아 무대는 딱 맞는 옷이었다.
호일룬은 세리에 A 3라운드 피오렌티나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14분 득점을 터트렸다.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한 것이다. 리그 4, 5라운드는 부진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다시 자신을 증명했고 리그에서도 6라운드 제노아 CFC전 후반 75분 결승골을 넣으며 나폴리의 에이스 자리를 넘보고 있을 정도로 활약이 좋다.
글로벌 매체 ‘ESPN’은 10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ESPNFC’를 통해 “라스무스 호일룬은 이미 지난 시즌 자신이 맨유 소속으로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득점을 SSC 나폴리 이적 후 이미 따라잡았다”고 밝혔다.

호일룬은 지난 시즌 맨유에서 리그만 32경기 출전해 4득점을 기록했다. 반대로 이번 시즌 나폴리 이적 후 세리에 A 6경기 만에 4골을 터트렸다. 지난 시즌 맨유에서 기록한 본인의 리그 득점 기록을 넘는 건 시간 문제다.
스콜스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다. 1300억 이상 투자해 영입한 호일룬이 맨유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다가 나폴리에 가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새로 영입한 공격수 셰슈코는 이제 겨우 득점 감각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호일룬이 계속 맨유에 잔류했어도 나폴리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거란 확신은 없다. 대표적으로 안토니, 로멜루 루카쿠, 스콧 맥토미니, 마커스 래시포드 등 맨유에서 말이 많았지만, 팀을 떠나고 다른 리그에서 성공한 선수는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