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뛰기 좋은 날씨”…가을 러닝 열풍에 패션·유통 업계도 ‘질주’

2025-10-22

날씨가 선선해지며 달리기 좋은 계절이 되자 패션·유통업계가 러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러닝화와 러닝 의류 등 관련 소비가 급증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러닝족 공략을 위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체험형 매장을 운영하고 러닝 대회까지 개최하는 등 다채로운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뉴발란스는 올해 8월부터 이달 20일까지 러닝화 제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뛰었다. 올해 초 서울 북촌에 선보인 러너를 위한 체험 공간 ‘런 허브’에는 하루 평균 70~80팀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런 허브는 소비자에게 러닝화와 의류를 대여해 직접 시착하고 달려보게 하는 점이 특징이다. 대여료는 2000~3000원 수준으로 체험 후 구매 전환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은 3월부터 현재까지 봄·여름(SS) 시즌 주력 러닝화 판매량이 45% 증가했다. 가을 러닝 열풍에 따라 이달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발 상태를 측정하고 맞춤형 신발을 추천해주는 ‘3D 풋스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다이나핏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러닝화 선택 기준이 점차 고도화되는 점을 반영해 내년에는 주력 제품인 ‘스카이 스피드 넘버원’을 확장한 ‘스카이’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러닝 관련 용품 판매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002020)FnC의 온라인 스포츠 편집숍 ‘더카트’의 러닝 관련 제품군 매출은 지난달부터 이달 20일까지 145% 늘었다. 더카트는 독일 프리미엄 러닝웨어 브랜드 ‘안테 베를린’과 덴마크 브랜드 ‘독사 런(DOXA RUN)’, 유럽에서 인기인 ‘포티투(4T2)’ 러닝화 등을 국내 최초로 큐레이션하며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였다. W컨셉에서도 8월~이달 15일 기준 러닝화 매출이 235% 급등했고 러닝웨어 매출은 30% 증가했다.

러닝 관련 제품군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 러닝 양말과 모자, 초경량 압축 가방은 물론 러닝 고글, 러닝 조끼 ‘하이드레이션’, 러닝 시 수분 보충을 위한 물통 ‘플라스크’까지 다양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더카트에서 최근 러닝삭스, 소프트 플라스크 검색량은 각각 278%, 190% 증가했다. 젝시믹스의 러닝 전용 라인 ‘RX’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60% 이상 늘었다. RX 라인은 하이드레이션 러닝 백팩(조끼+가방), 포켓 크롭톱, 야간 러닝용 빛반사 쇼츠 등 폭넓은 아이템을 갖추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약 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여성복·남성복 성장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글로벌 러닝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러닝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프랑스 프리미엄 러닝웨어 브랜드 ‘새티스파이’는 내년 서울 성수·한남·압구정 일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스위스 브랜드 ‘온러닝’은 지난해 한국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달 한남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스포츠 브랜드 ‘아크테릭스’ 역시 지난달 한국법인 아크테릭스 코리아를 출범시키며 한국 직진출을 본격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러닝은 경험이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인기”라며 “최근 아침에 함께 달린 뒤 근처 카페로 향하는 ‘모닝 레이브’ 문화가 빠르게 퍼지고 일상에서 활용하기 쉬운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앞으로도 러닝 관련 시장은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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