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건설사들이 국내 건설경기 불황 돌파구로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의 국내 수주액은 감소한 반면 해외 수주액은 크게 늘었다.
대한건설협회 월간 건설경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건설 수주액은 11조28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감소했다. 조사에 따르면 2월 수주실적은 민간 토목 부문에서 상승(24.7%)한 것을 제외하고 전 부문에서 줄었다.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신규 수주를 크게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해외건설협회의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 발표에 따르면 194개사가 69개국에서 82억1000만 달러(한화 약 11조7542억 원)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8.8% 급증한 수치다.
1분기 수주가 기대됐던 24조7000억 원 규모인 체코 원전사업(173억달러)이 2분기로 이월됐지만 아랍에미리트(UAE) 메탄올 플랜트, 사우디 복합화력발전소, 미국 배터리 공장 등을 수주하며 전년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49억6000만 달러로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며, 유럽 9억2000만 달러(11%), 북미·태평양 8억5000만 달러(10%) 등의 순이었다.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대형 플랜트 및 인프라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상위 10개 건설사의 수주 총액은 67억5000만 달러로 전체의 82.1%를 차지했다.
해외건설 전통의 강자인 현대건설은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최대 석유화학단지 '아미랄 프로젝트'와 네옴시티 터널·교통 인프라 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퍼실리티E 담수복합 발전소(28억4000만 달러)와 싱가포르 MRT(지하철) 공사를 통해 중동·동남아 주요 에너지 및 교통 인프라를 따냈다.
대우건설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약 24조 원 공사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하노이 THT 신도시 개발(2조6344억 원), 나이지리아·이라크 플랜트 사업을 확보했다.
한편 올해 세계 건설시장은 지난해 대비 2.1% 성장한 14조8000억 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해외 건설 경험이 풍부하게 쌓이면서 좋은 결과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국내 건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한 번의 수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고 연계 수주로 이어지는 해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