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준비중이던 박해민
김태경 기습투구에 버럭
NC-LG 시범경기 어수선

길고 긴박했던 3시간이었다. 시범경기임에도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시범경기에서 NC 박민우가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투구에 헬멧을 맞아 교체됐고, LG 박해민과 NC 김태경 사이 신경전은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3회 아찔한 부상이 나왔다. 박민우가 에르난데스의 투구에 맞아 쓰러졌다. 에르난데스의 시속 138㎞ 커터가 박민우의 헬멧을 맞혔다. 쓰러진 박민우는 교체됐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CT 촬영 결과 다행히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머리를 맞은 박민우는 어지러움증에 대비해 수액 처방만 받았다.
에르난데스가 던진 공은 직구가 아니라 헤드샷 퇴장은 되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5.2이닝을 실점 없이 막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총 78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8㎞였다.
그리고 4회말 2025년의 첫 벤치클리어링이 나왔다.
NC 선발 투수 김태경과 LG 박해민이 마주한 상황이었다. 박해민이 타격 준비하며 3루 쪽을 보고 있었다. 이때 김태경이 투구했다. 박해민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고 주심에게 항의했다.
김태경은 피치클록을 가리켰다. 피치클록은 약 15초 남아 있었다. 박해민이 “왜 던지는데!”라고 소리치며 마운드로 향했다. 이에 양 팀 벤치에서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큰 물리적 충돌 없이 상황은 금세 정리됐지만 선수들은 감정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채로 경기를 이어갔다. 박해민은 삼진으로 타석에서 물러났다. 김태경도 벤치클리어링 직후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3.2이닝 동안 72개를 던졌고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투구했다. 최고 구속은 141㎞였다.
경기 뒤 김태경은 “곁눈질로 타이머를 보면서 투구하다보니 타자가 준비됐다고 생각했는데 착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O리그는 지난해 시범 도입한 피치클록을 올시즌 정식 도입해 시범경기부터 적용하고 있다. 투수는 주자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25초 내 투구를 해야 하고 시간을 넘기면 볼카운트에 볼이 1개 추가된다. 투수가 피치클록을 의식하면서 타자까지 살피다 착각한 것이 이날 벤치클리어링까지 이어졌다.
박해민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투수를 바라보고 있지 않은 채로 공이 날아왔다. 부상이 나올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감정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LG가 3-0으로 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