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자카르타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하루 만에 지수가 7% 급락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일시 거래 중단 조치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19일 인도네시아증권거래소(IDX)의 모든 상장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자카르타종합지수(JKSE)는 6317.92(오후 5시 30분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7910.56까지 올랐던 JKSE는 반년 만에 20.2% 하락했다. IDX의 45개 대형주를 모은 자카르타LQ45지수도 713까지 떨어지며 같은 기간 27% 가까이 폭락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해 10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이 정부 지출을 늘리고 있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올해 정부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국채 발행량을 확대하고 국영기업에 회사채 발행을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 JKSE에서 국영기업 비중이 20% 안팎이라 이들 기업의 펀더멘털은 한층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인도네시아 국채 금리는 폭등했고, 화폐 가치는 폭락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6.75% 수준이었지만, 이날은 7.15%까지 치솟았다. 달러당 루피아값은 같은 기간 1만5500루피아대에서 1만6500루피아대로 떨어져 1998년 외환위기 수준까지 추락했다.
우량 기업 주가와 화폐가치가 덩달아 하락하자 인도네시아 증시를 지탱하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16억5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를 순매도했다.
[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