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글루텐프리(gluten free·글루텐이 없는) 식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글루텐프리 식품인 쌀 가공식품의 소비를 촉진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글루텐은 곡물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로 일부 사람에게 소화 장애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쌀에는 글루텐이 없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0월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글루텐프리 식품 관련 구매행동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6.0%가 글루텐프리 식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글루텐프리 식품을 구매하거나 먹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5.3%로 집계됐다.
글루텐프리 식품을 찾는 이유로는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란 응답이 46.9%(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일반 식품 대비 더 건강한 식품 같아서(31.4%)’ ‘많이 먹어도 부담이 덜할 것 같아서(23.6%)’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22.4%)’ 등이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글루텐프리 식품을 건강한 먹거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글루텐프리 식품이 단순한 식단 선택을 넘어 건강을 지키고 있다는 안도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글루텐프리 식품 중에선 빵 등 베이커리류에 대한 관심이 57.3%(복수 응답)로 가장 높았고, 과자류(40.0%)·면류(36.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글루텐프리 식품의 맛도 중시했다. 글루텐프리 식품이 건강에 좋다고 하더라도 맛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찾지 않을 것이라는 데 66.7%가 동의했다.
이번 조사 결과 국내 글루텐프리 식품의 다양성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유럽 등보다 국내에 글루텐프리 식품 종류가 많지 않다는 의견이 65.7%에 달했다. 응답자의 70.7%는 앞으로 글루텐프리 식품의 종류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글루텐프리 제품이 아직 육성단계에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가공식품을 통한 글루텐프리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28년까지 국내 글루텐프리인증을 받은 기업을 10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국내에서 글루텐프리인증을 받은 쌀 가공식품 기업은 23곳(73개 제품)이다. 정부가 육성 중인 가루쌀(분질미) 제품 가운데 국내에서 글루텐프리인증을 취득한 제품은 아직 7개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모두 과자류에 국한돼 있다.
하지혜 기자 hybrid@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