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대가야 여행

2024-07-04

가야 고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문헌과 유적을 통해 드러나는 대가야의 어마어마한 실체

국내 총 7군데에 위치한 가야 고분군이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가야 역사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들 가야 고분군들이 여러 지역에 분포하고 있기에 여행 계획을 잡기란 쉽지 않은데, 이를 도와주고자 여러 가야 고분을 효과적이고 즐겁게 여행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대가야 여행》이 출간되었다.

특히 이번 가야 고분 여행기를 통해 그동안 제한된 사료(史料)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가야, 그중에서도 대가야의 다양성과 국가적 위상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영역과 이름 등으로 대략 언급되던 소국 집합체인 대가야의 실체를 문헌과 고고학 자료를 근거로 묘사하여 현실감 있게 다가오도록 했으며, 가야 고분에서 출토한 엄청난 규모의 유물과 순장자의 압도적인 모습을 소개함으로써 이 시기가 고구려, 백제, 신라뿐만 아니라 가야 또한 한반도 역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을 알려준다. 한마디로 삼국시대가 아닌 사국시대라 부를 만큼 가야 또한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역사를 개척했던 것이다.

한편 이번 대가야 여행의 시작이 고려의 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한 합천 해인사에서 출발하여 임나일본부와 우륵의 가야금으로 끝을 맺는다는 점에서 황윤 작가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기대하게 만든다.

문헌, 실제 고분, 박물관을 함께 보는 고고학의 묘미 임나일본부설의 허점, 그리고 가야와 일본의 실제 관계

안타깝게도 가야 고분군을 고고학 개념을 이용하여 처음 조사한 이들은 근대 일본인 학자들이었다. 이들은 임나일본부설이 기록되어 있는 자국 역사서인 《일본서기》를 맹신하여 가야 고분 안에서 일본 유물이 대거 출토될 것이라 기대했으나 그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가야 고분에는 가야 특유의 개성 있는 유물들이 대거 출토되었을 뿐 일본 유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근현대 동안 가야, 일본 지역 유적을 조사한 결과 대가야 금세공품이 일본 지역에서 대거 출토되는 일이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일본 천황 계보를 담은 니니기 신화의 경우 단군 신화와 김수로왕, 대가야 신화와 너무나 유사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이주세력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단군 + 가야 신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씨족 신화를 구성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까지 등장하게 된다.

이처럼 이 책은 가야 고분군의 조사내용을 통해 임나일본부설의 허점을 파악하고 왜 《일본서기》에 이러한 기록이 등장했는지도 상세히 알아본다.

가야 고분을 즐겁게 여행하는 방법 역사를 여행 스토리텔링으로

역사를 교과서 공부처럼 다가가면 무척 따분할지 모르나 여행을 통해 즐겁게 유적지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역사만큼 재미있는 여행 스토리텔링은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 책은 단순히 가야 역사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여행을 즐겁게 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대가야 여행》이 가야 역사를 여행 스토리텔링으로 잡아 여행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

한편, 지은이 황윤 작가는 소장 역사학자이자 박물관을 사랑하는 남자다.

혼자 박물관과 유적지를 찾아 감상하고, 고증하고,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 대학에서는 법을 공부했다.

아름다운 자연보다 잘 짜인 박물관이 더 좋은 이유는 인간이 함께 쌓아온 지식과 문화의 총체가 담긴 공간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의 수준이 곧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이기에 우리나라에 더 근사한 박물관들이 만들어지길 고대하며 역사 교양 대중화를 위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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