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쌀 정부양곡 민간 공급 확정
미듬영농조합 등 식품 기업 요청
40억 신규 편성…총 330톤 대상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정부양곡으로 운영해 온 가루쌀의 민간 공급을 처음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가루쌀 가공확대 지원사업을 통해 톤(t)당 20만원씩 지원하고, 이를 위한 예산으로 4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21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올해 가루쌀 조곡 민간 시범공급 사업으로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에 도정 기회를 제공하기로 지난달 실무협의를 마쳤다.
가루쌀은 쌀 소비 감소에 따른 공급과잉을 개선하고, 새로운 식품 원료를 활용한 식품 시장 확대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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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루쌀은 가루를 내기 적합한 쌀의 종류로 밥쌀 재배를 대체해 쌀 수급균형을 회복하고, 수입 밀 대체를 통한 식량안보를 강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가루쌀을 비건, 글루텐프리, 대체식품 등 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제빵·제과, 면, 음료, 프리믹스 등 다양한 품목에 활용해 왔다. 지난해 기준 식품·외식업체 30개사에서 출시한 가루쌀 제품은 127종에 이른다.
다만 가루쌀은 수매부터 공급, 유통까지 모두 정부 주도로 운영되며 민간 기업이 계약재배를 통한 물량 조달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식품기업인 미듬영농조합은 지난해 11월 지역쌀(평택)을 직접 수매해 도정 후 가공제품을 제작·판매하게 해 달라는 건의를 농식품부에 전달했다.
당초 농식품부는 가루쌀을 민간에 공급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가루쌀은 밥쌀 사용이 어려워 조곡 민간 공급 시 밥쌀 유출 우려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12일 '2024년산 가루쌀 조곡 민간 공급 검토 방안'을 확정했다. 방안에는 공급 가격과 대상, 지원 방안도 함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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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농식품부는 가루쌀 조곡 판매가격을 1만9510원(40kg)로 정했다. 백미가격은 1000원(kg), 현미가격은 900원(kg)이다.
공급대상은 도정과 식품 가공을 함께할 수 있는 식품가공업체로, 가루쌀 조곡 구매 희망 업체 수요 조사 결과 미듬영농조합 300톤, 보성농협 30톤으로 총 330톤이다.
별도 포장 없이 수매 시 사용한 톤백(개당 800kg) 형태로 공급되며, 운반비는 가루쌀 구매기업이 부담한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가루쌀 가공확대 지원사업'을 통해 20만원(톤)을 지원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40억원의 신규 예산을 편성했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이달부터 가루쌀 조곡 민간 공급을 시행하고, 추후 조곡 수요를 추가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