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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해 총선 직전인 2~3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과 11차례 연락을 주고 받은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김 여사와 김 전 의원의 통화가 이뤄진 날 김 전 의원이 현역 지역구인 창원 의창 대신 김해 갑 출마 의사를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것으로 나타나 출마 지역구를 변경하는 과정에 김 여사의 영향력 작용 여부가 주목 받는다.
19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지난해 11월 10일자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지난해 2월 18일부터 3월 1일까지 11차례에 걸쳐 김 여사와 통화나 문자로 연락했다. 이 기간 4차례 통화는 모두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걸었고, 7차례 문자는 모두 김 전 의원이 김 여사에게 보냈다.
검찰은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가 지난해 2월 18일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은 김해에 연고가 없어 경선에 참여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단수 공천을 요청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김 여사는 "단수 공천을 주면 좋지만 기본 전략은 경선"이라고 답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김 여사와 명씨의 이 텔레그램 대화가 오후 3시 30분께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김 여사는 1시간여 뒤인 그날 오후 5시께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6초, 11분 9초간 통화했고 오후 8시 24분께 1분 38초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일 밤 김 전 의원 측은 현역 지역구인 창원 의창 출마를 포기하고 김해 갑에 출마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이에 검찰은 명씨가 김 전 의원의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 컷오프가 예상되자 급하게 김해 갑 선거구로 옮기고 김 여사를 통해 공천에 개입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여사는 이틀 뒤인 2월 20일에도 김 전 의원에게 전화해 13분 2초간 통화했다. 최근 창원지검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을 넘겨 받은 서울중앙지검은 향후 김 여사를 상대로 김 전 의원과 연락한 경위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