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살 깊어진 한우산업…“돌파구는 수출시장 다변화”

2025-04-01

한국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되면서 축산물 수출에 노란불이 켜졌다. 대부분 국가에서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중요한 축산물 수입 기준으로 삼고 있어서다. 그러나 나라마다 구제역 발생 단위를 농장·광역자치단체(시·도)·국가로 달리 규정하고 있어 전체 수출길이 막힌 것은 아니다. 최근 한우고기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해 산업 위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전남산 홍콩 수출길 막혔지만…“전체 영향은 제한적”=3월13∼23일 전남 영암과 무안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한국이 사실상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따르면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구제역 종식 이후 1년간 해당 질병이 발생하지 않거나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당초 5월 청정국 지위 회복 절차를 밟을 계획이었으나 전남에서 구제역이 터져 무산됐다”면서 “구제역 방역에 최선을 다해 내년 5월에 청정국 지위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해서 국산 축산물 전체의 수출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구제역이 발생한 국가에 수입 제한을 둘 때 그 대상을 농장으로 할지, 광역자치단체(시·도)로 할지, 국가 전체로 할지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홍콩·마카오는 ‘과거 1년간 구제역 비발생 시·도’가 수입 허용 기준이다. 말레이시아나 아랍에미리트(UAE)는 ‘3개월 비발생 시·도’, 캄보디아는 ‘과거 6개월 비발생농장’으로 기준이 비교적 느슨하다.

구제역이 한우고기 수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이 최대 수출 대상국인데 구제역 수입 기준이 시·도인데다 전남산 한우 수출 비중이 원체 낮아서다. 지난해 한우고기 수출규모는 49t가량인데 전남은 4t에 불과했다.

“UAE·싱가포르로”…수출국 다변화로 위기 타개=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농협경제지주는 3월27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중동지역 한우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열고 중동 대상 한우고기 수출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협약에 따르면 농협은 UAE를 포함한 중동지역 소비시장을 분석하고 수출 확대 전략을 수립한다. aT는 중동 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현지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는 “aT의 UAE 두바이지사와 지난 2년간 협업해 한우고기 수출을 위한 중동시장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홍문표 aT 사장은 “중동으로 한우고기를 수출하는 건 결국 우리 식품 영토가 넓혀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국내 최초로 ‘한우고기 싱가포르 수출’에 도전한다. 도 농축산식품국 관계자는 “현지 시장조사를 마쳤고, 농협과 협력해 양국 검역협상이 빨리 마무리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제주지역화’를 조건으로 수출을 추진하는 만큼 전남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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