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1] ‘기본사회·자유성장·규제개혁’…경제·사회 비전 놓고 3인 3색 충돌

2025-05-22

복지냐 기업이냐 효율이냐…뒤늦은 정책 차별화

기본사회·자유성장·규제혁신…국가 역할 두고 뚜렷한 균열

정책은 뒤늦게 등장…재외투표 시작에도 정책공약집 부재

6·3 대선을 12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들이 경제·사회 정책 비전을 전면에 내세우며 뒤늦은 정책 경쟁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본사회’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자유성장사회’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효율·규제혁신 국가’를 각각 강조하며 국가 비전의 근본적 방향을 두고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22일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국가전담기구 설치와 생애주기별 보장체계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초과학기술 시대의 사회적 위기에 대응하려면 빈틈없는 안전매트가 필요하다”며 “주거, 의료, 교육, 돌봄 등 삶 전반에 걸친 공공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구상하는 기본사회는 단편적인 복지를 넘어 민관 협력에 기반한 통합 생애보장 체계를 목표로 한다. 기본사회 실현을 총괄할 ‘기본사회위원회’를 신설하고, 재정 부담은 줄이며 정책 효과는 높이기 위해 시민사회·사회적경제 주체들과의 협력을 제도화한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정책에는 주 4.5일제 도입, 고품질 공공임대 확대, 공공의료 및 주치의제 확대, 유아 돌봄·온동네 초등돌봄 시스템 구축, 상병수당 확대 등도 포함됐다. 특히 청년미래적금, 농어촌 기본소득, 햇빛·바람 연금 등 계층과 지역 맞춤형 소득보장 방안을 전면에 내세워, 기존 복지정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자유성장사회’를 만들겠다”고 맞불을 놨다.

김 후보는 이날 한국거래소와 대한상공회의소를 연이어 방문해 자본시장·기업환경 개선 정책을 발표하고, “기본을 망가뜨리는 정책으론 코스피 5000은 불가능하다”고 이 후보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김 후보는 기업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해외 IR 직접 주도, 금융경제 자문위 신설(F4 중심),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장기투자자 세제 감면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실 내 ‘기업민원 수석’을 신설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등 과잉 입법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기업의 손발을 풀어야 코스피도, 일자리도 살아난다”고도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같은 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규제기준국가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국이 규제를 만들어내는 나라가 아니라, 글로벌 표준을 따르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예를 들어 클라우드 산업에선 미국을 기준국가로 삼아, 미국에 없는 규제는 한국에도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AI,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산업 중심의 산업협력, 노동시장 유연화, 글로벌 본사 유치 경쟁력 강화 등에서 한국이 아시아 최고의 혁신 허브가 되기 위한 전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암참 제임스 김 회장도 “이 후보의 개혁적 비전은 한국이 투자 매력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이 복지와 공공성을, 김문수가 친기업과 성장동력을, 이준석이 효율과 글로벌 경쟁력을 각각 상징하는 정책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세 후보 모두 핵심 지지층과 중도층을 동시에 겨냥하며, 막판 지지율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행보다.

그러나 정책 발표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이 제기된다.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상황임에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개혁신당 모두 공식 공약집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은 “공약집 마감 작업 중으로 27일 전후 발표 예정”이라 밝혔고, 국민의힘도 “선대위 출범 지연 탓에 26일 전후 공개 예정”이라고 했다.

공약집이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유권자 정보 접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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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김윤정 kking152@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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