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치료를 위한 국민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이 올해 8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이 연간 우울증 환자 진료비(약국 진료비·본인 부담금 포함)로 지출한 금액은 △2020년 4730억 원 △2021년 5501억 원 △2022년 6136억 원 △2023년 6874억 원 △2024년 7613억 원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 4년 만에 약 60% 증가했다. 올해도 6월까지 이미 3907억 원이 집행됐다. 계절적 요인으로 가을·겨울 환자가 늘어나는 특성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8000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진료 건수 역시 같은 기간 빠르게 증가했다. 2020년 639만 4820건에서 △2021년 719만 6014건 △2022년 768만 4575건 △2023년 801만 4454건 △2024년 852만 5532건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전체 여성에 집행된 진료비는 5159억 원으로 남성(2454억 원)의 2배를 웃돌았다. 특히 30대 여성의 진료비가 지난해 1163억 원에 달해 단일 연령·성별 집단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단순한 질환을 넘어 자살 충동을 높이는 대표적 위험 요인이라는 점에서 관리 강화가 필수적이다. 경찰청이 2018~2022년 변사자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자살 동기 중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34.9%로 가장 높았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자살은 사회적 재난”이라고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외 주요국들은 우울증 관리와 자살 예방을 연계해 대응하고 있다. 핀란드는 전국 조사를 통해 우울증과 자살 간 높은 상관관계를 확인한 뒤 조기 식별 및 사회서비스 연계를 강화했고, 독일은 ‘우울증 연합 네트워크’를 운영해 자살 시도율을 24%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은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우울증 관리만으로 전체 자살률을 낮출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약물과 상담으로 우울증을 제대로 치료하면 자살 충동을 줄여 실제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