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올레핀(PO) 필름의 국산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민간과 손잡고 개발한 PO 필름이 외국산에 견줘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입증되면서다. 사용농가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재배 전세계 3위…필름 자급률은 바닥권=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시설재배면적은 2023년 기준 5만4000㏊로 중국·스페인에 이은 세계 3위다. 시설하우스용 비닐로는 폴리에틸렌(PE) 필름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PE 필름은 광투과성이 85∼90% 수준으로 비교적 낮고 성능 유지를 위해선 1년마다 교체가 필요하다. PO 필름이 대체재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PO 필름은 광투과성이 90∼95%로 높고 교체 주기가 4년 이상으로 길다. 실제로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PO 필름 사용량은 2020년 7610t에서 2024년 8900t으로 17%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PO 필름시장은 외국산이 장악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O 필름 사용량(8900t) 가운데 일본산(3500t)과 중국산(2500t)이 전체의 67.4%를 차지했다. 권기범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 연구관은 “일본산은 국산 대비 품질, 중국산은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한국농업용PO필름연구조합’과 2020∼2022년 3년에 걸쳐 PO 필름을 개발했다. 농진청은 2023년 농가 실증을 시작했고 2024년 10개 시·군의 농가 66곳에 시범적으로 보급했다.

◆국산 PO 필름 개발…농가 ‘만족’=농가 반응은 긍정적이다. 농진청은 5월15∼21일 시범보급농가를 대상으로 PO 필름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종합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4점으로 나타났다. 응답농가의 94%가 “필름을 계속해서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만족도가 높은 이유로는 광투과성과 유적성(물방울이 맺혀도 잘 흘러내리는 성질)이 꼽힌다. 농진청 실험 결과 해당 PO 필름은 4년 이상 사용했을 때도 광투과율이 90% 이상을 유지했고 유적성은 외국산과 유사했다. 권 연구관은 “필름은 외부에 산화방지제를, 내부에 유적성 물질을 코팅해 시간이 지나도 기능을 잘 유지한다”고 말했다.
농가가 구매하는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PE 필름 단가는 1㎏당 5000원선인 반면 국산 PO 필름은 1만3000원이다. 권 연구관은 “교체 주기가 4배 차이 나는 것을 고려하면 PO 필름 가격은 PE 필름의 65% 수준으로 낮다”며 “일본산 PO 필름(1만7500원대)과 비교했을 때도 25% 저렴하다”고 말했다.
김명수 농진청 원예원장은 “국산 PO 필름이 보급될 수 있도록 관련 보급사업과 홍보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성환 기자 sss@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