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주방 가보세요"…'이 색깔' 주방용품서 발암물질 다량 검출, 왜?

2025-08-11

가정에서 흔히 쓰이는 검은색 플라스틱 조리도구와 주방가전에서 암과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이 다량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는 환경단체 톡식프리퓨처(Toxic-Free Future)와 네덜란드 브리예대학 공동 연구팀이 전 세계에서 수집한 검은색 플라스틱 제품 203개를 분석한 결과 85%에서 발암 가능 물질과 호르몬 교란성 난연제가 높은 농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문제는 검은색에 있었다. 재활용 과정에서 전자제품 외장재나 부품(텔레비전·휴대전화·컴퓨터 케이스 등)에서 사용된 난연제가 주방용품, 장난감, 보관 용기 등 불필요한 용도로 섞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데카BDE(decaBDE)처럼 이미 사용이 금지된 난연제도 다수 검출됐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검은색 플라스틱에 첨가되는 카본 블랙(carbon black)을 인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외에도 브롬계(BFRs), 유기인계(OPFRs) 난연제는 암, 신경독성, 생식·발달 독성 등과 연관이 깊다.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혈중 난연제 농도가 높은 사람의 암 사망 위험이 3배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여성과 아동에게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연구에선 시험관 아기 시술 여성 80%가 체내 난연제 농도가 높았고 임신 유지와 출산 성공률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역시 아이들이 플라스틱 장난감을 물거나 입에 넣는 행동으로 반복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진은 "전자제품에서 나온 유해 화학물질이 재활용 과정을 거쳐 부엌과 식탁으로 스며들고 있다"며 "화학물질 사용 중단과 플라스틱 성분의 투명한 공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위험을 줄이는 생활 습관으로 △스테인리스·유리 재질의 BPA-free 제품 사용 △조리 시 낮은 온도·짧은 시간 추출 △정기 세척 및 정수된 물 사용 등을 권장했다. 또한 검은색 조리도구를 당장 바꾸기 어렵다면 고온 조리에 장시간 사용을 피하고 변형·녹은 제품은 즉시 폐기할 것을 조언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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