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사형수들에 대한 무더기 감형을 단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연방 사형수 40명 중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오해하지 말라. 나는 살인범들을 규탄하고 잔악무도한 행위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한다”면서도 “나의 양심과 국선 변호사, 상원 법사위원장, 부통령, 그리고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경험에 따라 연방 차원의 사형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확신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새 행정부가 내가 중단한 사형 집행을 재개하도록 그대로 둔 채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이 감형한 사형수 중엔 동료 수감자 살해, 은행 강도살인, 교도관 살인을 저지른 인물들도 포함됐다고 한다.
다만 바이든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 교회 총기난사범 딜런 루프, 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난사범 로버트 바워스 등 3명의 사형수는 감형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테러나 증오를 이유로 다수를 살인한 경우엔 감형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의 사형수 감형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2020년 7월, 17년간 중단됐던 연방정부 사형을 집행했다. AP는 “트럼프 지난 120년 이래 연방정부 사형을 가장 많이 집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