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저널]이종호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과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된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참나무숲. 소호리 산192번지 5.9헥타르(ha)의 이 숲은 1974년부터 시작된 한국과 독일의 산림협력사업으로 조성돼 한독숲이라고도 불린다.
50년 된 이 숲의 가치를 확인하고 미래 방향을 가늠해 보는 토론회가 안수일 울산시의원 주최로 지난 15일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기조 강연에 나선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 원장은 소호숲이 숲의 조성 목적과 과정이 잘 정리된 뿌리가 확실한 숲(한독숲)이고, 한국과 독일의 성공적 산림협력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우호숲)이며, 상수리나무의 천연 보육과 상수리나무-전나무 복층림 실험의 모델(모델숲)이고, 장기간 임업교육과 산림교육의 장으로 활용돼온 교육숲이자, 예전에는 한국과 독일 정부, 지역주민의 협력으로 만들어졌고 지금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관계자가 협력해 관리하는 협력숲이라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베 원장은 지난 50년 돈 되는 산림경영을 꿈꿨던 소호숲을 미래 50년 선순환 산림경영을 지향하는 백년숲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소호숲의 산림자원을 정밀조사해 미래 관리 방향을 정하고, 상수리나무와 전나무.잣나무 복층림의 가능성을 장기 모니터링하자고 제안했다.
또 소호숲을 임업교육과 산림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최초의 사유림 임도와 최초의 협업경영, 현장 임업교육의 발상지, 성공적 국제 산림협력, 다양한 임업 시험지, 거버넌스 등 소호숲의 과거 모습과 가치를 재해석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자고 덧붙였다.
한독산림협력기구 양산사업소 소장으로 독일 산림 전문가, 주민들과 함께 소호리 참나무숲을 가꿔온 김종관 박사는 소호 참나무숲이 소호리 산주 협업체와 한독기구가 공동으로 조성한 50년생 장령림이라며 지역사회 공동체(한독숲산촌임업협동조합)를 관리조직으로 육성하고 숲을 점진적으로 갱신해 우량한 백년숲 경영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자로 나선 국립산림과학원 이영근 연구관은 소호 참나무숲이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우량한 상수리나무 숲이라며 이 숲의 경영 목표를 고급목재 생산으로 설정하고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소호 상수리숲의 나무 나이(임령)는 52년, 평균 가슴높이 지름(흉고직경)은 20cm, 평균 나무높이(수고) 16m, ha당 나무 수는 575본, 나무 재적(부피)은 258㎥다.
이 연구관은 "고급목재 생산을 위해서는 ha당 575본 모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우량한 100본이 중요하다"며 "정밀조사를 해서 입목 형질과 생장이 우수한 나무가 얼마나 있는지, 최근 생장 상태는 어떤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급목재 생산이 가능한 목표 흉고직경은 50cm가 적당할 것"이라며 "우세목 100본은 흉고직경이 30cm 정도가 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100본을 흉고직경 50cm로 키우기 위해서 몇 년이 더 걸릴지는 최근 생장량과 관리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참나무의 경우 목표 직경 60cm 도달 시기를 80~150년으로 잡는다며 간벌 시기는 지났지만 간벌을 통해 직경 생장을 늘릴 수 있을지도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영근 연구관은 "참나무류 고급목재 생산은 우리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시작한다면 이 소호리 숲에서 시작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한독사업의 결과인 이 숲이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명품숲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토론회는 배재수 원장과 김종관 박사, 울산연구원 손수민 연구위원의 발제와 한새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상목 한독숲산촌임업협동조합 이사, 이영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이근석 울주군청 산림휴양과 과장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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