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모호한 아이에스동서, 건설업 부진에 환경·2차전지 성과 미미 ′2중고′

2025-05-28

부산 이기대 아파트 부지 개발사업 등 건설 프로젝트에 소극적

환경·2차전지 등 신사업 집중...건설부문 매출 비중 축소

신사업 정착 아직 과제로 남아..."보수적 재무 관리 기조 유지"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주택 브랜드 '에일린의 뜰'로 알려진 아이에스동서가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성과가 내지 못하고 있다. 환경·2차전지 사업 실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 데다 주업으로 평가되는 건설부문도 외형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건설과 2차전지 업황이 올해도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종합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아이에스동서의 전략이 먹혀들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기업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영업이익 반토막...신사업 성과도 아슬아슬

28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991억원으로 전년동기(4131억원) 대비 27.6%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97억원에서 324억원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기업 외형도 상황이 비슷하다. 2022년 연간 기준 매출액이 2조원이 넘었으나 작년에는 1조5000억원, 올해는 1조2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주력 사업인 건설업이 부진한 데다 신사업으로 지목한 환경, 2차전지에서 이렇다 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환경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1022억원) 대비 25.8% 축소된 758억원이었다. 2차전지부문의 매출은 306억원으로 전년 동기(254억원)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큰 폭의 성장세라고 보긴 어렵다. 아이에스동서가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투자된 비용을 감안할 때 신사업의 성과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1분기 종속회사 인선이엔티는 순손실 22억원을 기록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전·후 처리 종속회사 아이에스에코솔루션의 순손실은 18억원이었다. 이처럼 신사업 부문에 적지 않은 자금과 역량의 투여가 필요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아이에스동서가 미뤄뒀던 부산 이기대 인근 개발사업을 재추진하는 등 건설부문에서 도전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이에스 관계자는 "환경 부문은 국내 및 제조업 둔화로 폐기물 처리량이 감소하며 실적이 위축됐다"며 "앞으로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으로, 2차전지 사업은 비용 구조 개선과 원가 절감을 지속하고 공정 효율화와 운영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환경·2차전지 신사업 집중...기업 정체성은 모호

건설업으로 출발한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 환경사업에 진출했다. 본업인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분야라는 판단에서다.

2019년 건설폐기물 처리 기업 인선이엔티 인수를 시작으로 폐기물 관련 기업 코엔텍, 영흥산업환경, 파주비앤알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이후 2차전지 사업에도 진출했다. 2022년 캐나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리씨온, 타운마이닝컴퍼니 등 지분을 확보하며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정착에 힘썼다.

피인수 기업의 매출이 전체 실적에 반영됨에 따라 환경과 2차전지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커졌다. 기존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건설부문의 매출 기여도는 ▲2022년 72.3% ▲2023년 63.3% ▲2024년 54.5%로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에는 39.7%로 환경과 2차전지 부문을 합산한 매출 비중(35.6%)과 비슷한 수준까지 감소했다.

매출 기여도에서 나타나듯 최근 아이에스동서가 건설 프로젝트를 대하는 태도는 적극적 인수합병을 추진한 신사업 부문과 달리 보수적이다. 아이에스동서의 지난해 수주잔고는 1조2977억원으로 전년(1조4596억원) 대비 11.1% 감소했다.

올해 주목할 만한 대규모 추진 사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올해 예정된 프로젝트는 울산 남구 B-1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대구 서봉덕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등 지방 위주 사업이다. 고양 덕은DMC 아이에스BIZ타워 분양사업의 매출이 점차 인식되며 건설부문의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나, 높은 매출 기여가 예상되는 자체사업인 경산 중산지구 사업의 분양 일정은 재차 지연되고 있다.

◆ 기대 모았던 부산 '이기대 아파트 부지 개발사업' 계획 無

아이에스동서가 자회사 엠엘씨를 통해 소유한 부산 남구 용호동 973 일원에는 현재 아무런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 남구청 관계자는 "해당 부지와 관련해 지난해 8월 이후 아이에스동서 측으로부터 사업계획서가 제출된 바 없다"며 "사업 신청에 대한 문의가 한 건도 없는 등 아이에스동서 측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이 부지는 당초 아이에스동서가 아파트 건설사업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8월 시민사회의 반대로 사업이 좌초된 곳이다. 당시 아이에스동서는 향후 경관을 해치지 않는 개발 계획을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사업계획 및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아이에스동서는 2022년 엘엠씨가 해당 부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엘엠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2023년 1년간 총 550억원의 자금을 제공했다.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됐으나 예상과 달리 해당 부지를 별다른 활용 계획 없이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외형 성장세는 일시적으로 조정 국면으로 향후 선별적 사업 전략 추진으로 안정적인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보수적인 재무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건전한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사업 안정성과 유연성을 함께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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